2019년 10월 경호처의 의뢰를 받아 <청와대의 나무와 풀꽃>이란 단행본을 출간하였습니다.보안 문제로 오랫동안 공개를 하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공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은 비매품이며 대신에 ebook형태로 경호처 홈피에서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경호처 (pss.go.kr)머리말
청와대는 대통령의 집무실과 사저가 있는 대한민국 핵심 장소이다. 우리가 TV화면으로 익숙한 영빈관, 본관, 상춘재, 여민관 등의 건물이 주축을 이루지만 이외에 수많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자라고 있다. 청와대 안에는 무슨 나무가 자라고 있을까? 필자와 같은 전공자는 물론 관심 있는 국민들도 궁금증을 갖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청와대는 근처에도 갈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다. 다행히 참여정부 시절 서울 성곽 일원이 개방되고 최근에는 청와대 앞길이 열려 비로소 먼발치에서나마 청와대의 나무와 숲을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
2018년 여름 경호처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고 필자는 뛸 듯이 기뻤다. 청와대 경내의 수목조사를 해보라는 제안이었다. 20여 년 전에 궁궐에 자라는 나무를 한권의 책으로 엮으면서 중요한 경복궁 후원인 청와대의 나무는 ‘깜깜히’로 낼 수밖에 없는 진한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약 1년 2개월에 걸쳐 50여회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경내의 수목조사를 진행했다. 숲 안으로 들어가 전체의 식생조사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건물과 건물을 잇는 작은 길, 청와대 산책로를 따라 만나는 식물을 중심으로 종류를 확인하고 큰 나무들은 키와 굵기 등 기초자료를 수집했다. 청와대 식물은 처음부터 장기계획을 세워서 심고 가꾼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특별히 기준을 만들어 심은 것이 아니므로 지금의 청와대 나무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토종 우리나무가 많기는 하지만 예부터 들어와 있던 중국나무를 비롯하여 일본나무, 미국나무, 유럽나무까지 광범위하게 섞여있다. 그래도 일단 심은 나무는 보호가 잘 된 탓에 굵은 모감주나무, 보리수나무, 구상나무 등은 서울 지방에서 잘 볼 수 없는 나무들이며 거목이 된 오리나무, 백합나무 등도 청와대의 귀한 식구 들이다. 일부러 심은 나무이외에 숲속으로는 북악산 일대에 자라던 소나무와 참나무가 많으며 특히 산새들의 먹이가 되는 팥배나무들이 눈에 띈다.
청와대는 일대는 고종 때 까지만 하여도 5백여 칸의 건물이 있던 경복궁의 후원으로서 기능을 하던 곳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지나온 역사의 흔적을 말해줄 고목나무는 거의 없어져 버렸다. 다만 멀리 고려시대부터 자라고 있는 720년 된 주목을 비롯하여 조선 후기부터 자라는 회화나무, 반송 등의 몇 그루가 전부이다. 그 외 대부분은 최근에 심은 나무 들이다. 대통령 기념식수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있었을 터이나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심은 가이즈카향나무가 가장 오래 되었고 그 이전 기념식수는 남아 있지 않다. 이후 대통령마다 임기 중에 4~5그루씩 심어 현재 40그루에 이른다.
이 책은 청와대에 자라는 나무 중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123종의 나무와 풀꽃 23종을 선정하여, 간단한 식물학적인 특징과 함께 우리의 역사 문화에 얽힌 이야기를 중심으로 일반 국민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소개코자 하였다. 식물마다 청와대에 자라게 된 배경을 찾아보고 특별히 대통령과과 인연이 있는 나무는 빠트리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 책이 발간되도록 지원해 주신 경호처 관계관 여러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