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 Korean forsythia 물푸레나무과
봄날이 짙어 가면 개나리에서 시작되는 노랑 빛의 느낌은 새 생명의 무한한 가능성으로 다가 옵니다. 봄 알림이로서 가장 널리 알려진 꽃이 바로 개나리죠. 나리꽃과 닮았지만 크기도 작고 맵시도 나리보다는 못하다고 개나리가 되었다는 군요. 한꺼번에 모여서 포기를 이루어 자라기를 좋아하며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특성을 가집니다.
고추나무 -Bladdernut 고추나무과 (제주명 : 고추낭)
먹는 고추의 하얀 꽃과 잎 모양이 영락없이 고추를 닮아서 고추나무가 되었죠. 어린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고추나물과 고추냉이란 풀도 있으니 진짜 고추와 조금 헷갈린답니다. 자그마한 나무이며 열매는 옛 무사들이 들고 다니던 방패의 축소 모형 같아 귀엽고 앙증맞습니다. 우리 산에서 흔히 만나는 토종나무죠.
곰솔 - Black pine 소나무과
토종 소나무의 한 종류로서 내염성이 강해 짠물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바닷가 모래사장에도 너끈히 자랍니다. 처음 줄기가 검다고 검솔로 부르다가 곰솔이 되었다는 군요. 바닷가에 잘 자란다고 해송(海松)이라고도 부릅니다. 소나무와 가장 가까운 형제나무이나 곰솔은 검은 껍질과 억센 잎사귀, 새순이 회색인 점이 다르죠.
곰의말채 - Korean dogwood 층층나무과 (제주명 : 몰말께낭)
가늘고 낭창낭창한 나뭇가지가 서로 마주보기로 붙어 있는 나무입니다. 옛 사람들은 가지를 꺾어 흔히 말채찍으로 썼다는 군요. 나이를 먹은 나무줄기는 껍질이 진한 흑갈색의 모자이크 조각처럼 깊게 그물모양으로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에요. 말채나무는 잎맥이 4~5쌍이고 곰의말채는 6~9쌍이 다른 점일 뿐, 둘은 쌍둥이처럼 닮았습니다.
구실잣밤나무 -Sieboldii chinquapin 참나무과 (제주명 : 제밤낭)
난대지방에서 흔히 자라는 늘푸른잎 큰 나무입니다. 밤나무와는 가까운 친척이죠. 작고 갸름한 밤 모양 열매가 달리는데, 제법 달큼한 맛이 들어있어요. 그래서 잡(雜)밤나무가 잣밤나무로 되었고 구실이란 접두어는 열매가 구슬모양이란 뜻으로 짐작합니다. 나무가 단단하여 기둥에서 각종 기구를 만드는데 까지 널리 쓰입니다. 비슷한 나무에 모밀잣밤나무도 있습니다.
꾸지뽕나무 - Silkworm thorn 뽕나무과 (제주명 : 큿가시낭, 키가시낭)
목질이 단단하다고 ‘굳은(이) 뽕나무’로 부르다가 꾸지뽕나무가 되었다는 군요. 어릴 때는 험상궂은 가시를 내밀며 3갈래로 얕게 갈라진 잎과 달걀모양 잎이 섞여 달리죠. 같은 나무에 두 가지 모양의 잎이 달리는 셈이죠. 옛날 활 만드는 데 이용되었고 노란 색소를 가지고 있어서 염색제로 쓸 수도 있다는 군요.
남오미자 - Scarlet kadsura 오미자나무과 (제주명 : 푸슴줄, 푸승줄)
덩굴나무로서 손가락 굵기에 이르기도 합니다. 열매는 강한 신맛을 비롯하여 단맛, 쓴맛, 떫은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이 나죠.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만큼 널리 알려진 오미자와 쓰임이 거의 같고 생김새도 오미자와 비슷합니다. 늘 푸른 잎을 달고 있으며 제주도 등 남쪽 섬에 주로 자란다고 하여 남오미자라고 합니다.
누리장나무 - Harlequin glory bower 마편초과 낙엽관목 (제주명 : 개똥낭)
잎 가까이 코를 대고 숨을 들이쉬어 보세요. 상큼한 풀 냄새가 아니라 약간 역겨운 누린내가 나죠?. 그래서 누리장나무란 이름을 얻었다는 군요. 여름에 무리지어 피는 하얀 꽃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특별한 모양의 열매가 달립니다. 콩알 굵기의 진한 푸른색 열매가 붉은빛의 꽃받침위에 살짝 올라앉은 모습은 마치 값비싼 보석반지를 보고 있는 듯하죠.
느티나무 - Zelkova tree 느릅나무과(제주명 : 굴무기낭)
시골 마을 앞 정자나무의 거의 대부분은 느티나무입니다. 오래살고 가지를 많이 뻗어 쉼터를 충분히 마련해 주기 때문이죠. 느티나무는 이런 쉼터 역할로 만족하지 않아요. 나무 몸체는 결이 곱고 황갈색의 색깔에 약간 윤이 나며 썩거나 벌레가 먹는 일이 적은데다 무늬도 아름답습니다. 갈라지거나 비틀림도 적고 마찰이나 충격에 강하며 단단하기까지 하여 나무가 갖추어야 할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있어서 '나무의 황제'라고 말할 수 있답니다.
단풍나무 - Maple 단풍나무과 (제주명 : 단풍낭)
가을밤 기온이 떨어지면 ‘안토시아닌’이란 색소가 잎에 쌓이면서 붉게 물들게 됩니다. 단풍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몸체는 옛날엔 가마, 소반 등에 이용됐고 요즈음은 테니스 라켓, 볼링 핀으로 쓰이며 체육관의 바닥재로는 최고급품으로 친답니다. 열매에는 씨가 멀리 날아갈 수 있게 날개를 달아 두었습니다. 헬리콥터의 프로펠러는 단풍나무 날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군요.
덧나무 - Korean elder 인동과(제주명 : 덧낭)
숲 가장자리의 양지바른 곳에 잘 자라는 제주도 특산의 작은 나무입니다. 하얀 꽃이 무더기로 피고 가을에는 팥알만 한 빨간 열매가 무리로 달리므로 무척 아름답습니다. 줄기를 잘라보면 가운데의 연한 고갱이가 대부분이고 목질은 조금뿐입니다. 접골목이라고도 하는데, 옛 사람들은 골절되었을 때 이 나무를 이용하기도 했다는 군요.
돈나무 - Japanese pittosporum 돈나무과(제주명 : 똥낭, 똥나무)
돈이 주렁주렁 달리는 나무로 상상하셨나요?. 실망스럽게도 제주에서 부르던 똥낭(똥나무)이 변하여 돈나무가 되었죠. 가을에 익는 동그란 열매는 셋으로 갈라지고 안에는 끈끈이로 둘러싸인 씨앗이 들어있습니다. 여기에 많은 곤충이 찾아오면 지저분해 지고 나중에는 냄새까지 풍긴답니다. 하지만 동그스름한 늘 푸른 잎이 예쁘고, 잘라도 가지를 잘 뻗으므로 정원수로 널리 심습니다.
동백나무 - Common camellia 동백나무과(제주명 : 동백낭)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진한 붉은 꽃은 정열적인 사랑을 상징하며 ‘동백아가씨’나 춘희(椿姬)처럼 비극의 여인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겨울에 꽃을 피우므로 동백(冬栢)나무랍니다. 열매는 기름을 짜 옛 여인들의 머릿기름으로 널리 쓰였어요.
등수국 - Climbing hydrangea 범의귀과
등나무처럼 덩굴로 자라고 꽃은 수국과 닮았다고 등수국입니다. 큰 나무 줄기나 바위에 공기뿌리를 붙여가면서 10m가 넘게 길게 자라죠. 꽃은 손톱크기의 작은 흰 꽃이 가운데 모여피고 가장자리에는 동전크기의 커다란 또 다른 꽃이 둘러싸죠. 사실 바깥 꽃은 꽃받침 조각만 있는 가짜 꽃일 뿐입니다.
때죽나무 - Korean snow-bell 때죽나무과 (제주명 : 종낭, 족낭)
작은 종모양의 앙증맞은 하얀 꽃이 온통 나무를 뒤덮어 버릴 만큼 많이 피는 흔한 우리 산의 나무입니다. 옛날 제주도에서는 때죽나무 가지를 엮어서 빗물을 받아 모았다는 군요. 신기하게도 이렇게 받은 물은 좀처럼 변질되지 않았다는 군요. 열매나 잎에는 마취성분이 들어 있어서, 찧어서 풀어 놓으면 물고기가 잠시 기절한답니다. 그릇에다 그냥 주워 담기만 하면 된다고 하네요.
마삭줄 - Chinese ivy 협죽도과 (제주명 : 마삭쿨)
줄처럼 길게 늘어져 자라는 늘푸른잎덩굴나무랍니다. 삼으로 꼰 밧줄을 뜻하는 마삭(麻索)에서 이름이 나왔죠. 그러나 그렇게 튼튼한 덩굴은 아니예요. 동전보다 약간 큰 꽃은 하얗게 피었다가 차츰 노랗게 변하는데, 영락없는 바람개비 모양입니다. 열매는 가늘고 긴 콩꼬투리처럼 생겼답니다. 줄기와 잎은 열을 내리게 하고 진통효과가 있다고 하여 한약으로 쓰입니다.
말오줌때 - 고추나무과(제주명 : 말오줌낭)
하필이면 말오줌때일까요?. 나무를 분지르면 말 오줌 냄새가 나서 생긴 이름이라고도 하고 열매가 말 오줌보를 닮은 탓이라고도 해요. 평범한 작은 나무지만 초가을, 맑고 투명한 붉은 열매가 온통 나무를 뒤덮어버릴 때는 눈에 잘 띕니다. 열매가 벌어지면 안에는 까맣고 반질반질한 구슬 같은 씨앗이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은 매력 만점이죠.
머귀나무 - Ailanthoides fagara 운향과 (제주명 : 머구낭, 머기낭)
육지에서 흔히 만나는 산초나무와 친형제나 다름없는 가까운 사이입니다. 그래서 꽃, 열매, 가시까지 그대로 닮았죠. 육지에서는 어머님이 돌아가시면 오동나무 지팡이를 짚었지만, 제주에서는 머귀나무를 썼답니다. 머귀나무의 가시는 흔히 끝이 뭉그러져 있는데, 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라는 군요.
멀꿀 - Oriental staunton vine 으름덩굴과(제주명 : 멍줄)
제주를 비롯한 난대지방에서만 자라는 늘푸른잎덩굴나무입니다. 3~4송이씩 모여 피는 흰 꽃이 지고 나면 생김새나 크기가 달걀만한 열매가 달립니다. 빨갛게 익은 열매는 먹을 수 있고 맛은 바나나와 비슷하답니다. 육지의 으름덩굴과는 4촌쯤 되는 가까운 친척이죠. 다만 으름열매는 익으면 벌어지지만 멀꿀은 벌어지지 않아요.
무환자나무 - Soapberry tree 무환자나무과
환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환상의 나무죠. 옛날 중국에는 앞날을 기막히게 잘 알아맞히는 이름난 무당이 있었는데, 무환자(無患子)나무 가지로 귀신을 때려 죽였답니다. 그래서 병을 불러오는 나쁜 귀신들은 이 나무를 보면 도망을 갔다는군요. 열매껍질은 사포닌 성분이 있어서 머리를 감을 때 비누 대신 쓸 수 있으며, 새까만 씨앗은 아주 단단하여 염주를 만들기도 합니다.
박쥐나무 - Korean alangium 박쥐나무과
잎맥 뻗음이 마치 펼쳐진 박쥐날개의 실핏줄 같다하여 박쥐나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숲속의 큰 나무 밑에서 잠깐씩 들어오는 햇빛으로 겨우 살아갑니다. 꽃 모양도 독특하여 손가락 두 마디 길이나 됨직한 가늘고 기다란 연노랑의 꽃잎이 도르르 말려 뒤로 젖혀집니다. 속의 노랑 꽃술을 다소곳이 내밀고 있어서 어쩐지 가련해 보이기도 하는 나무예요.
백량금 - Coral ardisia 자금우과
백량금(百兩金)이란 엄청나게 많은 돈을 뜻하죠?. 그러나 중국이름을 그대로 따왔을 뿐 돈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숲속에서 햇빛을 거의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며 키가 1m도 안 되는 늘푸른잎 작은 나무입니다. 초가을에 콩알 크기의 빨간 열매가 맺기 시작하여 이듬 해 다시 꽃이 필 때까지 그대로 매달려 있죠.
비목 - Korean spice bush 녹나무과(제주명 : 베염푸기)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우리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가곡 비목(碑木)의 바로 그 나무로 알기 쉽죠. 발음이 같은 뿐 관련이 있는 나무는 아닙니다. 늦봄에 연노랑 꽃이 피고 나면 초가을에 작은 콩알 굵기의 빨강열매가 달리고 제주에서는 나무껍질이 꼭 뱀 껍질 같아 베염푸기라고도 한다는 군요.
비자나무 - Torreya 주목과(제주명 : 비자낭, 비조낭)
늘 푸른 바늘잎나무로서 제주도와 남부지방 일부에서만 자라는 귀한 나무입니다. 잎 뻗음이 非자를 닮았으므로 비자(榧子)란 이름이 생겼다고도 합니다.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으며 열매는 속에 땅콩처럼 생긴 단단한 씨앗이 들어 있죠. 옛날에는 이 씨앗으로 몸 안의 기생충을 없애고 기름을 짜기도 했답니다. 목재 최고급 바둑판재로 유명합니다.
생달나무 - Japanese cinnamon tree 녹나무과
제주도와 남해안의 따뜻한 지방에서만 자라는 늘푸른잎 큰 나무입니다. 유명한 녹나무와는 형제나무로서 어린 가지를 잘라보면 계피 비슷한 향기가 난답니다. 아름드리로 자라므로 건축재나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드는 나무로 쓰며, 껍질과 잎은 목욕탕의 향료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열매는 까맣게 익으며 식용기름을 짜기도 합니다.
산딸나무 - Korean dogwood 층층나무과(제주명 : 산탈낭)
익은 열매의 모습이 우리가 먹는 딸기와 너무 닮았고 산 속의 나무에 달리므로 산딸나무라고 부른답니다. 진짜 딸기보다는 맛이 조금 못하지만 먹을 수도 있어요. 주로 깊은 산속에 자라며 5월말쯤 꽃잎처럼 생긴 4개의 하얀 총포(總苞)가 十자 모양을 만들어 꽃을 피우므로 멀리서도 금방 알아낼 수 있어요. 산딸기나무는 산딸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이니 서로 혼동하지 마세요.
상산 - Japanese orixa 운항과
여러 줄기로 갈라져 자라며 낙엽 지는 자그마한 나무입니다. 비자림에 자생하는 제비나비 애벌레의 중요한 먹이가 되며, 새순이 돋아날 때는 더덕냄새 비슷한 향기가 난다고 합니다. 약용식물로 널리 알려져 있고 특히 취산양(臭山羊)이라 부르는 뿌리는 감기나 이질 등에 효과가 있다는 군요. 옛날에는 잎과 줄기를 삶아 화장실의 구충제로도 쓰인 귀중한 자원식물이었습니다.
송악 - Evergreen ivy 두릅나무과(제주명: 소왁낭)
제주도에서 남해안에 걸쳐 따뜻한 지방에 주로 자라는 늘푸른잎덩굴나무입니다. 큰 나무의 줄기나 바위에다 부착근(附着根)붙여 위로 자라 올라갑니다. 등나무와 같이 용트림으로 목을 조아 붙이듯 상대를 압박하지는 않아요. 같아 살아가는 미덕을 아는 나무라고 할 수 있죠. 그늘에도 잘 자라므로 집안에 흔히 키우기도 해요. 소가 송악의 잎을 잘 먹기 때문에 제주도 이름은 소왁낭이라는 군요.
아왜나무 - Japanese coral tree 인동과(제주명 : 아왜낭)
산불에 잘 타지 않은 방화수(防火樹)로 알려진 나무입니다. 두꺼운 늘푸른잎이 불을 막아주고 나무 몸체가 탈 때는 나무속의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보글보글 거품을 만들어 놓는다는군요. 마치 거품소화기처럼 표면을 덮어서 차단막을 만드는 셈이니 불에 잘 타지 않을 수밖에 없겠죠. 초가을부터 나무를 뒤덮다시피 달리는 빨간 열매도 감상할 겸 흔히 정원수로 심습니다.
아까시나무 - Black locust 콩과
19세기 말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수입 나무입니다. 공중 질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있어서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므로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헐벗은 산에 널리 심었답니다. 꽃은 질 좋은 아카시아 꿀을 생산하며, 나무는 단단하고 황갈색의 아름다운 빛깔을 나타내어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열대지방에 ‘아카시아’란 다른 나무가 있으므로 아까시나무라고 해야 맞는 이름입니다.
예덕나무 - Mallotus 대극과 (제주명 : 뽁닥낭)
남쪽 지방 어디에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낙엽나무입니다. 나뭇잎이 거의 손바닥만 하고 모습이 오동잎을 닮아 옛 이름은 ‘野桐’이라 했답니다. 어린 나뭇잎은 향기가 좋아 밥이나 떡을 싸먹기도 했다는 군요. 초여름이면 녹황색의 작은 꽃방망이처럼 곧추서서 피는 모습이 푸른 바다와 잘 어울리죠. 나무의 속껍질은 위장을 튼튼히 하는 약으로 쓴답니다.
윤노리나무 : Photinia tree 장미과(제주명 : 윷놀이낭)
산자락에서 가끔 만나는 자그마한 낙엽나무입니다. 우산모양으로 피는 하얀 꽃과 콩알 크기의 빨간 열매가 눈에 가끔 눈에 띄는 평범한 나무죠. 하지만 나무 자체는 특별한 쓰임이 있었답니다. 전통 윷놀이를 할 때 쓰는 윷가락을 만들던 나무라는군요. 송아지는 어른소가 되기 전 윤노리나무 가지로 코뚜레를 해야만 했답니다.
올벚나무 - Higan cherry 장미과(제주명 : 사옥이낭)
화사한 봄날을 더욱 아름답게 꾸며주는 꽃나무는 역시 벚나무 종류들입니다. 가로수로 심은 것은 거의 대부분 왕벚나무이고 산에는 산벚나무로 뒤덮입니다. 올벚나무는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산벚나무 사이에 흔히 섞여 자라는 우리 나무랍니다. 올벚나무는 다른 벚나무보다 꽃이 조금 먼저 피고 꽃씨방이 마치 항아리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랍니다.
으름덩굴 - Five leaf akebia 으름덩굴과(제주명 : 유름, 졸갱이줄)
나무덩굴에 달리는 짧은 소시지처럼 생긴 열매는 익으면 세로로 갈라지는데, 속에 든 새하얀 속살의 달큼함과 씹히는 씨앗의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오늘날의 과일과 비교한다면 토종 바나나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바나나와 비슷한 맛이 나요. 열매는 연복자(燕覆子), 뿌리껍질을 벗긴 것은 목통(木通)이라 하여 모두 약으로 귀하게 쓰입니다.
우묵사스레피 - Emarginata eurya 동백나무과
난대지방에서 자주 만나는 작은 나무에 사스레피나무가 있어요. 이 나무와 비슷하면서 잎 끝이 凹형으로 우묵하게 들어갔다 하여 우묵사스레피가 되었다는 군요. 늘푸른잎 작은 나무로서 연노랑 손톱크기의 작은 꽃이 잎겨드랑이에 줄줄이 피고 향기가 있답니다. 늦가을 작은 콩알 굵기의 까만 열매를 매단 채 겨울을 넘기며 도톰한 잎사귀와 잘 어울립니다.
자금우 - Japanese ardisia 자금우과
상록수 숲 속은 햇빛이라고는 평생 구경 못할 만큼 대낮에도 어두컴컴합니다. 이런 곳에 키가 한 뼘 남짓한 가냘픈 늘푸른잎나무가 자랍니다. 자금우(紫金牛)란 엄청난 이름,‘아름다운 빛을 내는 소’란 뜻이겠죠?. 약제로 쓰이는 중국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랍니다. 초록을 바탕으로 잎 사이사이에 콩알 굵기의 빨간 열매를 다음해까지 달고 있답니다.
작살나무 - Korean mulberry 마편초과
숲의 가장자리에 자라는 낙엽 지는 작은 나무입니다. 가지 뻗음이 비스듬하게 마주보기로 붙어서 고기잡이에 쓰는 작살을 연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작살나무란 조금 섬직한 이름이 붙었지만, 가을이면 수수 굵기의 귀여운 보라구슬을 송골송골 매달아 맑은 우리의 가을 하늘과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한자 이름은 보랏빛 구슬이란 뜻으로 자주(紫珠)라고 한답니다.
자귀나무 - Silk tree 콩과 (제주명 : 자귀낭)
수많은 작은 잎사귀가 마주 보고 있다가 밤이면 잎이 서로 닫히는데, 짝수라서 외톨이 잎이 없으므로 부부의 잠자리를 상징하는 합환수(合歡樹)라고 해요. 화장 붓 모양의 아름다운 분홍 빛 꽃이 특징이랍니다.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겨울바람 불 때면 부딪치는 소리가 시끄러워 여설수(女舌樹)란 이름도 가지고 있어요. 제주에서는 꽃이 너무 화려하고 벌레가 많이 꼬이는데다 귀신나무란 별명 때문에 집안에는 심지 않는다는 군요.
줄사철나무 - Creeping euonmus 노박덩굴과
이름으로 나무의 생김새를 거의 알 수 있으시겠지요. 사철나무인데, 곧추서지 않고 줄로 자란다는 뜻입니다. 큰 나무의 줄기에 공기뿌리를 내려 기어 올라가거나 바위를 덮어 가면서 자랍니다. 그늘진 숲 속의 음지에도 잘 버티며 사철나무보다는 따뜻한 곳을 더 좋아합니다. 전북 마이산이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선이예요.
쥐똥나무 - Border privet 물푸레나무과
익은 열매의 모습이나 크기가 쥐의 배설물과 비슷하다고 붙인 이름입니다. 하필이면 사람들이 싫어하는 쥐똥이냐고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도 있죠. 북한에서는 검정알나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 두었답니다. 낙엽 지는 작은 나무이고 가지 뻗음이 왕성하여 아무리 잘라내어도 계속 잘 자라 줍니다. 그래서 생 울타리 나무로 자주 만날 수 있죠.
참식나무 - Neolitsea 녹나무과(제주명 : 신낭, 식낭)
제주도와 남쪽 섬에 주로 자라는 늘푸른잎 큰 나무입니다. 식나무란 작은 나무가 있는데, 진짜 식나무란 뜻으로 참식나무가 된 것 같습니다. 잎사귀가 처음 돋아 날 때 마치 포인터 개의 귀처럼 보드랍고 아래로 늘어지는 모습이 특별합니다. 열매는 작은 포도송이 모양에 빨갛게 익어서 관상수로 인기가 있답니다.
천선과나무 - Korean fig 뽕나무과(제주명 : 빈독낭, 빈둑낭)
하늘의 신선이 먹는 과일이란 뜻으로 천선과(天仙果)입니다. 주머니 안에서 꽃이 피어 꽃을 볼 수 없이 열매가 맺는 것은 무화과와 마찬가지입니다. 크기가 조금 작고 맛도 무화과 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우리 땅에 자라던 토종 무화과죠. 가야 고분에서 천선과 씨앗이 나온 것으로 보아 아주 옛날부터 먹는 과일로 사랑을 받아온 것 같습니다. 남쪽 섬과 남해안 지방에 만 자라는 낙엽나무입니다.
팽나무 - Chinese hackberry 느릅나무과(제주명 : 폭낭, 퐁낭)
오래 살고 아름드리로 크게 자라며 가지를 많이 뻗어 무성한 잎을 펼치는 낙엽나무입니다. 소금바람에 강하므로 갯마을의 당산나무로 흔히 만날 수 있죠. 설익은 열매는 팽총의 총알이 되어 ‘팽’ 하고 날아간다고 하여 팽나무란 이름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제주 이름 폭낭은 폭나무를 말하며 팽나무의 한 종류로서 같이 합쳐서 팽나무라 부르기도 합니다.
푸조나무 - Oriental elm 느릅나무과(제주명 : 검북낭)
두세 아름을 훌쩍 넘기는 큰 나무로 자랍니다. 제주도에서 남해안까지 주로 따뜻한 지방의 바닷가에서 팽나무와 함께 만날 수 있어요. 모양도 비슷하여 개팽나무라고도 부른답니다. 팽나무 보다 열매가 더 굵고 까맣게 익습니다. 오래된 푸조나무는 흔히 판자모양의 뿌리란 뜻의 판근(板根)이 발달하여, 마치 가로수에 버팀목과 같은 기능을 해주기도 합니다.
합다리나무 - Oldhams meliosma 나도밤나무과(제주명 : 합순낭, 박다리꽃)
학의 다리처럼 긴 줄기를 가졌으므로 학다리로 부르다가 합다리나무란 이름이 생겼습니다. 나무는 회백색의 껍질에 별로 굵지 않고 키만 껑충 커 보여서 얼핏 보아 학의 다리를 연상시킨답니다. 남부지방의 숲속에 자라는 낙엽나무이고 하나의 잎 대궁에 작은 잎을 여럿 달고 있습니다. 여름에 자그마한 흰 꽃이 피었다가 가을에 붉은 열매가 달리며 새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답니다.
황벽나무 - Amur corktree 운향과
황벽나무란 이름은 줄기의 바깥껍질을 벗겨내면 샛노란 속껍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벨베린(berberine)이란 물질이 들어 있어서 방부제나 의약품 및 노랑염색에도 널리 쓰였다는군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도 황벽나무 즙으로 마무리를 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보존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후박나무 - Machilus 녹나무과(제주명 : 누룩낭)
우리나라 남쪽 섬 지방의 난대림을 대표하는 늘푸른잎 큰 나무입니다. 커다랗고 두꺼운 긴 타원형의 잎에 껍질마저 매끄러워 너그럽고 편안한 인상을 주지요. 그래서 인정이 두텁고 거짓이 없다는 뜻의 후박(厚朴)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나무도 재질이 좋아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를 이 나무로 만들었답니다. 까만 열매는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의 먹이가 된다는 군요.
후추등 - Oriental pepper 후추과
열매는 후추와 모양이나 맛이 비슷하고, 나무의 자람 모습은 등나무와 같이 덩굴로 뻗어나간다고 후추등이라 합니다. 늘푸른잎 덩굴나무로서 다른 나무나 바위에 붙어서 자랍니다. 잎은 목욕탕에 넣으면 향기가 좋다는 군요. 소금바람에도 잘 버티고 그늘진 곳에도 잘 자라므로 바닷가의 땅을 덮은 조경 식물로 심기에 적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