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과 왕릉의 안내판 용 간이 나무 해설
1. 바늘잎나무
가문비나무 Yezo spruce 소나무과
북한 고원지대를 비롯한 추운 곳에 주로 자라는 바늘잎나무입니다. 한꺼번에 모여 살기를 좋아하여 자기들만의 큰 숲을 이루는 경우가 많죠. 곧게 자라고 재질이 좋아 건축재에서 펄프 재료까지 쓰임이 넓습니다. 껍질을 검은 빛을 띠므로 ‘검은 피(皮)’나무로 부르다가 변하여 가문비나무가 되었다는군요.
개비자나무 Plum-yew 개비자나무과
비자나무와 비슷하게 생겨서 개비자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남해안의 따뜻한 곳에 자라는 진짜 비자나무보다 훨씬 추운 중부지방까지도 올라옵니다. 잎 넓은 활엽수 숲의 그늘 밑에서 흔히 만나는 키 작은 바늘잎나무입니다. 여러 포기가 한꺼번에 모여 자라기를 좋아하며 머리 빗 모양의 잎이 非자 모양으로 뻗고 주홍빛 열매가 아름다워 정원수로 잘 심는 답니다.
곰솔 Korean black pine 소나무과
줄기가 검은 소나무라고 하여 처음 검솔로 부르다가 곰솔로 변했다고 하죠.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해수욕장에도 잘 자랄 만큼 소금물에 강한 나무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름은 해송(海松)이라고 하죠. 소나무와 비슷하지만 잎이 훨씬 억세고 겨울눈이 소나무는 고동색이나 곰솔은 하얗게 보이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구상나무 Korean fir 소나무과
한라산이나 지리산 꼭대기에서만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귀한 토종나무입니다. 한 때 평지에도 형제 쯤 되는 전나무와 함께 널리 자랐습니다만 차츰 산꼭대기로 밀려나서 하마터면 멸종 될 뻔 했죠. 지금은 여기저기 심고 잘 보살펴 주고 있으니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는 넘긴 셈이죠.
금송 Japanese umbrella pine 낙우송과
이름에 송(松)이 들어있지만 소나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일본남부에만 자라고 재질이 좋아 옛 왕실의 관재로 널리 쓰였다고 하는 순수 일본나무입니다. 백제 25대 무령왕릉의 관재도 금송으로 만들어져서 당시의 교역범위를 짐작해 볼 수 있답니다. 나무 모양이 아름다워 지금은 정원수로 널리 심고 있습니다.
노간주나무 Temple juniper 측백나무과
척박한 바위틈이나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자그마한 바늘잎나무입니다. 가지는 모두 하늘로만 솟아 나무는 마치 뾰족탑처럼 생겼죠. 나뭇가지는 특별한 쓰임이 하나 있죠. 이 땅의 송아지들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노간주나무로 코뚜레를 해야만 어미 소가 될 수 있답니다.
독일가문비 Norway spruce 소나무과
이름 그대로 독일에 주로 자라는 가문비나무입니다. 원산지에서는 아름드리가 큰 숲을 이루고 있어서 쓰임이 많은 귀중한 나무라는 군요.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정원수로 널리 심고 있답니다.
둥근향나무(옥향) Chinese globular juniper 측백나무과
향나무와 거의 같으나 밑에서부터 많은 가지가 나와 사람 키 높이 정도로 둥그스름하게 자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잎은 끝이 부드러운 비늘잎이 많고 모양이 예뻐서 정원의 가장자리에 경계나무로 널리 심습니다. 우리나라 것도 있으나, 심고 있는 대부분의 둥근향나무는 일본에서 수입한 나무입니다.
리기다소나무 Pitch pine 소나무과
1907년경 미국 동남부 지방에서 시집왔습니다. 메마르고 척박한 산에도 잘 살 수 있으므로 60~70년대의 우리 산에 많이 심었답니다. 재질이 나쁘고 송진이 많아 지금은 쓸모가 적지만 헐벗은 우리 산을 푸르게 만들어 준 고마운 나무지요. 리기다소나무는 한 묶음에 잎이 3개씩인 것이 2개씩인 우리 소나무와의 차이점입니다.
메타세쿼이아 Dawn Redwood 낙우송과
세쿼이아라는 나무 보다 뒤에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멸종된 나무로 알려졌으나 1941년 중국의 양쯔 강 상류에서 약 4천 그루가 자라고 있음을 처음 발견하였습니다. 아득한 옛날 공룡과 함께 살아온 '화석나무'가 지구상의 온갖 공해를 이기며 우리와 함께 산다고 생각하면 무척 대견스럽기도 하죠. 모양이 비슷한 낙우송은 잎이 어긋나기이고 메타세쿼이아는 마주나기라서 구분할 수 있답니다.
반송 Umbrella pine tree 소나무과
반송은 자라는 모습이 특별한 소나무의 한 품종입니다. 보통의 소나무가 외줄기로 높이 자라는 것과 달리, 아래서부터 줄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것이 반송의 특징이죠. 나무는 자라면서 역삼각형으로 퍼지는 모양이 아름다워 정원수로 널리 심습니다.
백송 Lace-bark pine 소나무과
소나무이면서 하얀 껍질을 가지고 있어서 백송(白松)이라고 합니다. 어릴 때의 껍질은 거의 푸른빛이었다가 나이가 들면서 차츰 하얗게 되죠. 중국의 북부지방이 고향이며 조선시대 베이징을 다녀오는 외교사절들이 주로 가져다 심었다는 군요. 자람이 아주 늦고 옮겨심기도 어려운 귀한 나무입니다.
섬잣나무 Japanese white pine 소나무과
울릉도에만 자라는 바늘잎 큰 나무에요. 이름만 잣나무일 뿐, 먹을 만한 잣이 달리지 않습니다. 원래 좋은 목재를 생산하는 나무지만 지금은 정원수로 쓰임이 가장 많답니다. 주변의 섬잣나무는 울릉도에서 가져온 것보다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여 오엽송이고도 부르는 일본 섬잣나무입니다.
소나무 Korean red pine 소나무과
우리와 가장 친숙하고 가장 흔한 바늘잎나무입니다. 옛 사람들은 흉년이 들어 먹을거리가 모자라면 소나무 껍질을 벗겨먹고, 꽃가루를 털어 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답니다. 좋은 소나무 몸체는 임금님의 나무 널로도 쓰였지요. 오랫동안 우리 곁에 가까이 있으면서 쓰임이 많았던 나무지만, 숲이 우거지면서 안타깝게도 다른 나무와의 경쟁에 밀려 소나무는 차츰 줄어들고 있습니다.
스트로브잣나무 White pine 소나무과
북아메리카에서 1920년경 수입하여 심은 바늘잎나무입니다. 땅 힘이 조금 모자라도 곧게 빨리 잘 자라며 나무 재질도 좋아 처음에는 주로 재목을 생산할 목적으로 심었답니다. 모양새가 좋아 지금은 오히려 정원수로 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잣은 오직 우리 잣나무에만 달릴 뿐, 스트로브잣나무에는 잣이 달리지 않습니다.
은행나무 Maidenhair tree 은행나무과
2억5천만 년 전부터 거의 모습을 바꾸지 않고 살아온 화석나무입니다. 중국이 고향이며 오래 살기로 유명합니다. 5백 살 정도는 명함도 못 내밀죠. 은빛 살구모양의 씨가 있어서 은행(銀杏)이란 이름이 생겼죠.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으며 동물처럼 정충이 움직이기도 하는 희한한 나무입니다.
잣나무 Korean white pine 소나무과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만주, 연해주에 걸쳐 자라는 바늘잎나무입니다. 몇 몇 잣나무란 이름을 갖고 있는 나무 중에 오직 잣나무에만 잣이 달려요. 잣은 영양가 높은 고급 보양식품이지만 일본이나 중국 대륙에는 잣나무가 없어요. 옛날 당나라로 가는 신라 유학생들은 잣을 한 짐 메고 가 학비에 보탰다고 합니다. 나무는 붉은빛을 띠어 흔히 ‘홍송(紅松)’이라 부르며 재질이 좋아 기둥이나 고급 상자의 재료로 두루 쓰입니다.
전나무 Needle fir 소나무과
저희들 끼리 모여살기를 좋아하고 하늘을 찌르듯이 쭉쭉 뻗어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죠. 원래 자람 터는 백두산 개마고원 등 북쪽의 추운 지방이나 월정사, 내소사, 운문사 등 남한의 절 주변에서도 잘 자랍니다. 나무가 좀 무르다는 단점이 있지만 곧바르고 옹이가 적어 집짓는 나무로도 널리 쓰였답니다.
종비나무 Korean spruce 소나무과
북한 고원지대의 습지에서 아름드리로 무리지어 자라는 바늘잎 큰 나무로서, 가문비나무와는 가까운 형제간입니다. 재질이 좋아 기둥에서 펄프나무까지 쓰임 넓은 나무지만 남한에 와서는 정원수로 심을 뿐입니다. 학명에 koraiensis가 들어가는 우리나라 특산 토종나무예요
주목 Yew 주목과
주목은‘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도 하죠. 그 만큼 오래 살며 죽어서도 금세 썩지 않은 좋은 나무라는 뜻이겠지요. 약간 붉은 빛이 나는 주목의 속살 또한 나무나라에서는 명품에 속한 답니다. 임금님들의 나무 널로 애용되었고 고급 활의 재료가 되기도 했습니다. 항암제로 유명한 탁솔도 역시 이 나무에서 만들어집니다.
측백나무 Oriental arborvitae 측백나무과
작고 납작한 비늘모양의 잎이 나란히 포개져 있는데, 옛 사람들은 옆으로 붙어있다고 생각하여 측백(側栢)이란 이름을 붙였답니다. 우리나라의 측백나무 자생지는 절벽에 붙어 자라는 경우가 많고 중국에서는 묘지의 둘레나무로 심기도하였죠. 흔히 송백(松柏)이라고 할 때의 ‘백’은 잣나무보다 측백나무를 가리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편백 Japanese cypress 측백나무과
재질이 좋기로 유명한 일본 원산의 나무입니다. 일본의 옛 궁궐을 짓고 불상을 새기며 배를 만드는 등 쓰임이 거의 전천후였다는 군요. 일제 강점기에 처음 들어왔으며 자람이 좋아 지금도 남부지방에 널리 심고 있습니다. 노송나무라 부르기도 하지만 정식이름이 아니에요.
화백 Sawara cypress 측백나무과
일본의 대표적인 바늘잎나무인 편백의 아우쯤 되는 나무로서 일본이 원래 고향입니다. 편백과 쓰임은 비슷하나 추위 버틸 힘이 훨씬 강하여 서울에도 자랄 수 있답니다. 잎 모양도 편백과 아주 닮았는데, 잎 뒷면 숨구멍이 명확한 Y자 모양으로 하얗게 나타나면 편백, 뭉개진 W자로 보이면 화백입니다.
향나무 Chinese juniper 측백나무과
나무 속살에서 강한 향기가 나므로 향나무랍니다. 향을 피우는 것은 부정을 없애고 정신을 맑게 하여 천지신명과 연결하는 통로라고 생각하였죠. 신을 불러오는 매개체로서 제사를 드릴 때는 반드시 향을 피우며, 여러 종교의식에도 널리 쓰입니다. 속살이 붉은 빛을 띤 보라색이므로 흔히 자단(紫檀)이라고도 부릅니다.
2. 넓은잎나무
가래나무 Mandshurica walnut 가래나무과
가래는 영양가 풍부한 씨가 들어 있어서 옛사람들이 즐겨 먹는 간식이었습니다. 가래나무는 원래부터 우리 땅에 자라던 토종나무인 반면 형제뻘인 호두나무는 수입나무예요. 옛 중국에서는 임금의 시신을 넣는 관을 재궁(梓宮)이라 하는데, 가래나무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도 walnut이라 하여 고급 가구를 만드는데 많이 쓰인다는 군요.
가죽나무 Tree of heaven 소태나무과
인가 근처에 흔히 잘 자라는 중국에서 시집온 나무입니다. 임금님에게 자신의 인물됨을 낮추어 말할 때 흔히 가죽나무와 비교했답니다. 그러나 오해일 뿐 가구를 만드는 데도 쓰일 만큼 괜찮은 재질을 가졌습니다. 잎의 톱니에 붙은 깨알크기의 사마귀가 이 나무에서 풍기는 약간 역한 노린내의 근원지랍니다.
갈매나무 Dahurian buckthorn 갈매나무과
가지 끝이 흔히 가시로 변하는 자그마한 나무입니다. 가을에 콩알 굵기의 검은 열매가 달리는데, 쥐의 오얏(자두)이란 뜻으로 서리(鼠李)라고 하여 약제로 쓰인답니다. 나무속의 물관 분포가 마치 그물 모양의 문양을 만드는 특별한 나무예요. 옛 유적지에서도 흔히 출토되는 것을 보아 옛날에는 비교적 흔하던 나무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갈참나무 Oriental white oak 참나무과
도토리가 달리는 참나무 식구 여섯 중의 하나입니다. 잎자루가 길고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인 점이 다른 참나무와 구별 기준이지요. 가을이면 큰 잎이 유난히 사람들 눈에 띄므로, 가을 참나무란 뜻으로 갈참나무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비옥한 낮은 땅에 잘 자라므로 궁궐이나 왕릉에서 가장 흔히 보는 참나무의 한 종류입니다.
감나무 Persimmon 감나무과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감은 우리나라 가을의 풍성함을 돋보이게 합니다. 감 따기를 할 때도 가지 끝에 ‘까치밥’으로 한두 개씩 꼭 남겨 놓았답니다. 인정 많은 우리 선조들의 따뜻한 속마음을 보는 것 같죠. 감은 설사를 멈추게 하고 술을 깨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나무속에 검은 줄무늬가 들어간 ‘먹감나무’는 조선시대 가구에 널리 쓰였습니다.
개나리 Korean forsythia 물푸레나무과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동요처럼 개나리와 병아리로 이어지는 노란빛은 봄의 화사함을 대표합니다. 초본인 나리꽃을 닮았을 뿐, 진짜 나리가 아니라는 뜻으로 개나리란 이름이 생긴 것이지요. 학명(學名)에 ‘koreana’가 들어간 우리나무, 우리가 더욱 사랑해 주어야 할 토종나무입니다.
개암나무 Siberian hazel 자작나무과
전래 동화에 나오는 혹부리영감은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치는 때에 맞춰 개암을 깨물었다가 소리가 너무 커서 들키게 되죠. 지금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밤과 같이 선조들이 즐겨하던 우리의 옛 과일이며 제사상에도 올랐습니다. 열매는 도토리처럼 생겼으나 크기가 더 작아요. 몸이 허약하거나 식욕부진일 때 먹으면 좋다고 하고, 눈을 밝게 해주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도 합니다.
개오동나무 Chinese catalpa 능소화과
오동나무와 비슷하게 보이나 다른 나무라는 뜻으로 개오동나무입니다. 중국에서 들어 왔으며 자람이 무척 빠릅니다. 열매는 딱 연필 굵기만 하고 길이는 두 뼘에서 세 뼘(60cm)에 이르는 세상에서 가장 날씬한 빼빼 열매이지요. 한약제로서 오줌약 및 각종 염증치료에 쓰이기도 한답니다.
개옻나무 Chinese Lacquer Tree 옻나무과
개옻나무는 자연 상태로 야산에 그냥 자라며 잎의 개수가 13~17개로서 제배하는 참 옻나무의 9~13개보다 조금 많습니다. 옻나무 보다 양이 적고 품질이 좋지는 못해도 개옻나무는 우루시올(urushiol)이란 성분의 옻을 품고 있답니다. 붉은 단풍이 아름답습니다만 옻이 오르므로 예쁘다고 만지지 마세요
계수나무 Katsura tree 계수나무과
계수나무 아래서 옥토끼가 방아를 찧은 모습을 보름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설의 나무죠.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는 계수나무는 일본에서 수입하여 여기 저기 정원수로 심는 평범한 나무일 따름입니다. 처음 수입을 할 때 일본이름 계수(桂樹)를 그대로 따 왔을 뿐 달나라 옥토끼와는 관련이 없답니다. 잎이 완전한 하트모양인 것이 특징입니다.
고광나무 Jack mock orange 범의귀과
우리나라 산골짜기 어디에서라도 만날 수 있는 사람 키 높이를 조금 넘기는 작은 나무입니다. 봄이 무르익어 갈 때쯤 하얗게 피는 꽃이 아름다워 정원수로 흔히 심습니다. 모양이 매화를 닮았다하여 산매화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어요.
고로쇠나무 Painted maple 단풍나무과
이름에 단풍이 들어있지 않지만 아름다운 단풍나무의 한 종류랍니다. 크게 자라고 재질도 좋아 팔만대장경판을 만드는데 일부 쓰일 정도예요. 그러나 이 나무는 이른 봄날 뿌리에서 가지로 올라가는 나무줄기의 길목에다 파이프를 꽂아 수액(樹液)을 받아 마시는 나무로 더 유명합니다. 나무즙이 사람들 건강에 좋을지는 몰라도 몸살을 앓는 나무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더 할 뿐입니다.
고욤나무 Date-plum 감나무과
감을 먹고 씨앗을 그대로 심어면 어미 감보다 훨씬 작고 맛없는 아들 감이 달립니다. 그래서 좋은 감나무는 반드시 접을 붙여야 하죠. 감나무 접붙임의 바탕나무가 바로 고욤나무입니다. ‘고욤 일흔이 감 하나만 못하다’ 우리 속담처럼 고욤나무 자체는 알사탕 굵기에 씨만 가뜩 들어있는 열매가 수 없이 달립니다.
고추나무 Bladdernut 고추나무과
잎 모양과 새하얀 꽃 생김새가 영락없이 고추를 닮아서 고추나무랍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매운맛은 닮지 않았다는 군요. 열매는 옛 무사들이 들고 다니던 방패의 축소 모형 같아 귀엽고 앙증맞습니다.
골담초 Chinese pea tree 콩과
골담초(骨擔草)란 글자 그대로 뼈를 책임지는 풀이란 뜻입니다. 정말 풀로 생각하기 쉬우나 틀림없는 나무예요. 많은 줄기가 나와 밑으로 늘어지고 사람 키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나무입니다. 귀여운 나비모양의 노랑꽃을 감상할 수 있고, 뿌리는 약으로 쓰므로 양지바른 돌담 옆에 흔히 심습니다.
광대싸리 Korean securinega 대극과
언뜻 보아 나무의 모양새가 싸리나무와 매우 비슷합니다. 광대처럼 싸리나무 흉내를 잘 내었다는 뜻으로 광대싸리란 이름이 붙었죠. 광대싸리의 특별한 쓰임새는 화살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역사책 ‘삼국사기’에도 등장할 만큼 귀중한 자원식물이었습니다.
구기자나무 Chinese wolfberry 가지과
나무 타령의 첫 머리에 `구기고 앉아 구기자나무`라고 했습니다. 재미있는 나무이름이죠. 한 포기에 여러 줄기가 올라와서 덩굴처럼 늘어지는 작은 나무입니다. 갸름한 빨간 열매는 약재 혹은 건강음료의 원료로 널리 이용한답니다. 시골마을의 돌담 밑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정겨운 나무죠.
국수나무 Cutleaf stephanandra 장미과
숲속의 가장자리에서 늘어지는 가지를 무더기로 뻗는 작은 나무입니다. 껍질이 하얗고 가지의 펼침이 마치 국수발 같다하여 국수나무죠.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숲속의 평범한 나무예요. 옛 사람들은 이 나무를 보고 국수를 생각하면서 배고픔을 달랬다는 슬픈 이야기도 있답니다.
굴참나무 Oriental cork oak 참나무과
줄기에 세로로 깊은 골(굴)이 진다고 하여 굴참나무입니다. 껍질은 굴피라고 하여 옛날 굴피집의 재료로 널리 이용되었죠. 코르크층이 두껍게 발달하여 지붕을 이면 빗물이 스며들지 않고 보온효과도 뛰어납니다. 도토리가 달리는 참나무의 한 종류이죠.
귀룽나무 Bird cherry 장미과
늦봄에 하얀 꽃이 줄줄이 피는 아름드리 큰 나무입니다. 여름에는 까만 벗지가 달리므로 벚나무와 가까운 친척임을 금방 알 수 있죠. 가지를 꺾거나 껍질을 벗기면 거의 악취에 가까운 냄새가 나는데, 옛 사람들은 파리를 쫓는 데도 이용하였다는 군요. 구룡목(九龍木)이 변하여 귀룽나무가 된 것으로 짐작하며 북한 이름은 구름나무랍니다.
까치박달 Cordata hornbeam 자작나무과
까치의 박달일 뿐, 진짜 박달나무가 아니라는 뜻이죠. 실제로도 박달나무와는 조금 촌수가 멀고, 서어나무와 형제간인 나무입니다. 갸름한 잎에는 마치 생선뼈처럼 뻗은 잎맥의 수가 굉장히 많아요. 긴 누에고치 모양의 열매가 아래로 매달린 모습이 특징입니다.
꼬리조팝나무 Bridewort 장미과
조팝나무 종류는 우리 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나무입니다. 조밥처럼 작은 꽃이 핀다는 뜻이며 대부분 흰꽃에 우산 모양의 꽃차례를 가진 답니다. 그러나 꼬리조팝나무는 꽃자주색에 꼬리모양의 꽃차례를 가지는 커다란 꽃이 피어 무척 아름다우므로 흔히 조경수로 심는 답니다.
꾸지뽕나무 - Silkworm thorn 뽕나무과-사릉
목질이 단단하다고 ‘굳은(이) 뽕나무’로 부르다가 꾸지뽕나무가 되었다는 군요. 어릴 때는 험상궂은 가시를 내밀며 3갈래로 얕게 갈라진 잎과 달걀모양 잎이 섞여 달리죠. 같은 나무에 두 가지 모양의 잎이 달리는 셈이죠. 옛날 활 만드는 데 이용되었고 노란 색소를 가지고 있어서 염색제로 쓸 수도 있다는 군요.
낙상홍 Japanese winterberry 감탕나무과
팥알 굵기의 빨간 열매가 가을부터 겨울까지 달려 있어서 정원수로 여기저기 심는 작은 나무입니다. 일본원산으로서 최근에 들여오기 시작하였으며 추위에 강하여 전국 어느 곳에서든지 심을 수 있습니다.
노각나무 Korean stewartia 동백나무과
껍질은 황갈색의 알록달록한 조각 비단을 이어 두른 것 같이 아름답습니다. 껍질이 마치 사슴뿔 같다하여 처음에는 녹각(鹿角)나무라 부르다가 노각나무가 된 것으로 짐작하죠. 가장 질 좋은 전통 목기를 만들 수 있는 나무랍니다. 작은 주먹크기의 하얀 꽃이 무척 아름답고, 학명에 'koreana'가 들어간 순수 우리 토종나무이기도 합니다.
노린재나무 Sweet leaf 노린재나무과
약간 더위를 느낄 늦은 봄날, 숲 속의 큰 나무 밑에서 새하얀 꽃 뭉치를 잔득 달고 있는 자그마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나무입니다. 작은 몸체와는 달리 천연염색의 귀중한 매염제(媒染劑)로 쓰였답니다. 나무를 태워 잿물을 만들면 약간 노란 빛이 비치기 때문에 노린재나무란 이름이 생겼다는 군요.
누리장나무 Harlequin glory bower 마편초과
근처에만 가도 약간 역겨운 누린내가 나므로 누리장나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양지 바른 곳이면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죠. 열매는 콩알 굵기의 진한 푸른색으로 익으며 붉은빛의 꽃받침위에 얹혀 있어서 겉저고리에 장식으로 붙이는 브로치 같은 모습이 특징입니다.
느릅나무 Elm 느릅나무과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 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박목월의 시처럼 우리 산 속에서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 및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만남에도 등장하는 역사 속의 우리 나무죠. 껍질을 빻으면 ‘느름느름’해 진다고하여 느릅나무가 되었으며, 배고픔을 달래주기도 했답니다.
느티나무 Zelkova tree 느릅나무과
우리나라 마을 앞 정자나무의 대부분은 느티나무입니다. 오래살고 가지를 많이 뻗어 쉼터를 충분히 마련해 주기 때문이죠. 나무는 결이 곱고 황갈색의 색깔에 약간 윤이 나며 썩거나 벌레가 먹는 일이 적은데다 무늬도 아름답습니다. 갈라지거나 비틀림이 적고 마찰이나 충격에 강하며 단단하기까지 하여 나무가 갖추어야 할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있어요. '나무의 황제'라고 말할 수 있답니다.
능수버들 Weeping poplar 버드나무과
부드러운 가지가 거의 땅에 닿을 듯이 늘어지는 버들입니다. 이른 봄날 가물거리는 아지랑이 사이로 늘어진 가지는 이리 저리 산들바람에 실려 몸을 비틀어 댑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가냘픈 여인을 흔히 버들과 비교 하였습니다. 수양버들과는 구분이 거의 어려울 만큼 비슷한 나무입니다.
능수벚나무 Weeping cherry 장미과
벚나무의 한 종류인 개벚나무가 변이를 일으켜 능수버들처럼 가지가 길게 늘어지게 되었다는군요. 꽃필 때는 물론 보통 때도 보기가 좋아 정원수로 널리 심습니다.
다래나무 Bower actinidia 다래나무과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는 청산별곡의 가사처럼 야생과일이 달리는 덩굴나무입니다. 다래는 무성하게 넝쿨을 뻗어 배고픈 나무꾼에게 무료간식거리를 제공해 주던 고마운 나무였어요. 달큼한 맛 때문에 ‘다래’라는 이름이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릅나무 Amur maackia 콩과
줄기에는 얇은 나무껍질이 조금씩 말려 있는 것이 특징이며, 나이를 먹어도 세로 주름이 거의 생기지 않아요. 나무를 잘라보면 진한 갈색의 안쪽과 연한 황백색의 바깥쪽 색깔 차이가 아주 뚜렸합니다. 이런 특징을 살려 여러 가지 형상을 새기는 조각나무로 흔히 쓰입니다. 잎 모양은 아까시나무와 아주 비슷해요.
닥나무 Paper mulberry 뽕나무과
껍질에 많이 들어있는 길고 튼튼한 섬유는 다른 어떤 나무보다 질이 좋답니다. 그래서 옛날의 종이는 대부분 닥나무 껍질로 만들었죠. 인류의 찬란한 인쇄문화를 가져다 준 고마운 나무랍니다. 질긴 껍질과는 달리 목질은 ‘딱’ 하고 소리를 내면서 잘 분질러진다고 하여 닥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도 합니다.
단풍나무 Maple 단풍나무과
가을밤 기온이 떨어지면 ‘안토시아닌’이란 색소가 잎에 쌓이면서 붉게 물듭니다. 단풍나무는 단풍 든 잎의 아름다움뿐이 아닙니다. 몸체는 옛날엔 가마, 소반 등에 이용됐고 요즈음은 피아노의 액션 부분을 비롯하여 테니스 라켓, 볼링 핀으로 쓰이며 체육관의 바닥재로는 최고급품으로 친답니다.
담쟁이덩굴 Boston ivy 포도과
담장에 붙어 자란다는‘담장의 덩굴’에서 담쟁이덩굴이 되었답니다. 이 덩굴로 건물이 뒤덮이게 되면 여름날에는 냉방 경비를 30%까지는 줄일 수 있다더군요.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들어 건물에 고풍스런 멋까지 덤으로 준답니다.
대추나무 Jujube 갈매나무과
대추만큼 쓰임새가 넓은 열매도 없답니다. 민속 떡이나 찰밥에 꼭 들어가야 하고, 대부분의 한약에도 대추가 빠지지 않죠. 폐백을 드릴 때 대추를 던지는 풍속은 대추 열매처럼 아들딸 많이 낳으라는 기원이랍니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악귀를 쫒는 부적으로 쓰이죠?. 그러나 너무 믿지는 마세요. 대추나무만 골라 벼락을 맞을 확률은 정말 낮아 가짜가 너무 많습니다.
덜꿩나무 Erosum viburnum 인동과
늦봄의 숲 속에서 짙푸른 잎을 마주보기로 매달고, 새 하얀 꽃들이 모여 피는 작고 예쁜 나무랍니다. 가을에는 새빨간 열매가 그 자리에 소복이 매달리죠. 들판을 날아다니는 꿩들이 좋아한다고 하여 들꿩으로 부르다가 덜꿩이 된 것으로 짐작합니다.
돌배나무 Sand pear 장미과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 조선 중기의 기생 매창이 애인 유희경에게 띄운 이 시 한수는 너무 애절하죠?
새하얀 꽃은 이렇게 시심을 불러일으키고, 가을이면 매달리는 주먹만 한 돌배는 옛 사람들이 즐겨 먹는 귀중한 과일이었답니다.
두릅나무 Korean angelica tree 두릅나무과
이른 봄날 물에 살짝 데친 두릅나무 순의 풋풋하고 쌉쌀한 맛이 기막히답니다. 사람 뿐만 아니라 초식동물들도 이런 새순을 좋아하니 나무도 살 궁리를 해야 되겠지요?. 대책으로 작은 가지마다 날카로운 가시를 촘촘히 박아 놓았습니다. 꾀 많은 사람들은 가시를 피하여 자꾸 새순을 따먹어 버리니 살아남기가 어렵겠죠. 계곡마다 두릅나무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두충 Hardy rubber tree 두충과
20세기 초에 중국에서 수입해온 나무로서 두중(杜仲)이라고도 하죠. 껍질은 한약제로, 잎은 차로 이용하는 약용나무입니다. 잎을 찢으면 하얀 실모양의 점액질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들메나무 Manchurian ash 물푸레나무과
깊은 산골에서 아름드리로 자라는 큰 나무입니다. 나무가 질기고 단단하여 농기구를 비롯한 생활용구로 옛 사람들은 널리 이용하였답니다. 아주 닮은 나무로서 햇가지에 꽃대가 달리면 물푸레나무, 묵은 가지에 달리면 들메나무입니다. 그러나 둘은 친형제와 다름없는 가까운 사이고 쓰임도 비슷하답니다.
등나무 Korean wisteria 콩과
쉼터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봄날이면 연보랏빛 아름다운 꽃을 수없이 주렁주렁 매다는 아름다운 덩굴나무입니다. 하지만 옛 선비들은 등나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왜냐고요?. 혼자 일어서지 못하고 다른 나무에 기대어 자라는 특성을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사이의 다툼을 말하는 갈등(葛藤)도 칡과 등나무의 복잡한 얽힘을 말하죠.
딱총나무 Korean elder 인동과
숲 가장자리의 양지바른 곳에 잘 자라는 작은 나무입니다. 하얀 꽃이 무더기로 피고 가을에는 팥알만 한 빨간 열매가 무척 아름답습니다. 줄기를 잘라보면 가운데의 연한 부분(髓)이 대부분이고 목질은 조금뿐입니다. 접골목이라고도 하는데, 옛 사람들은 골절되었을 때 이 나무를 이용하기도 했다는 군요.
때죽나무 Korean snow-bell 때죽나무과
작은 종모양의 앙증맞은 하얀 꽃이 온통 나무를 뒤덮어 버릴 만큼 많이 피는 흔한 우리 산의 나무입니다. 열매가 달린 모습이 마치 중이 떼로 모여 있는 것 같아 떼중나무로 부르다가 때죽나무가 되었다는군요. 열매나 잎에는 마취성분이 들어 있어서, 찧어서 물고기를 잡을 때 이용하기도 하였답니다.
떡갈나무 Daimo oak 참나무과
새로 돋아 난 떡갈나무 잎에 떡을 싸서 쪄 먹었으므로 ‘떡갈이’ 나무에서 떡갈나무란 이름이 생겼겠죠. 도톰한 잎의 뒷면에 갈색의 짧은 털이 융단처럼 깔려 있고 독특한 향기까지 있답니다. 참나무 종류 중에는 잎이 가장 크고 두껍습니다.
라일락 Common lilac 물푸레나무과
봄이 한창 무르익어 갈 즈음, 공원의 벤치에서 산들바람에 실려 오는 강렬한 꽃향기를 맡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대부분 라일락(lilac)꽃 내음이랍니다. 첫사랑의 첫 키스 만큼이나 향기가 달콤하고 감미로워 사랑의 꽃, 젊은이의 꽃이라고도 말하죠.‘수수꽃다리’라는 순수 우리말 이름을 갖는 아름다운 꽃나무입니다.
마가목 Korean moutain ash 장미과
높은 산꼭대기 부근이 원래의 자람 터이고 고향이예요. 하지만 지금은 정원수로 평지에도 많이 내려와 잘 자라고 있답니다. 가을이면 콩알 굵기의 빨간 열매가 수없이 주렁주렁 매달립니다. 맑은 우리 하늘과 열매의 어울림이 환상적인 아름다운 나무입니다.
마로니에 marronnier 칠엽수과
20C초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에게 선물한 마로니에가 지금도 덕수궁에 자라고 있습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마로니에 가로수는 도시의 명물이죠. 넓은 잎으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주먹만 한 열매가 특징입니다만 독이 들어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잎이 7개로 갈라져 있으므로 서양칠엽수(七葉樹)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말채나무 Korean dogwood 층층나무과
낭창낭창하고 질긴 나뭇가지가 마주보기로 붙어 있습니다. 옛 사람들은 가지를 꺾어 흔히 말채찍으로 썼다고 하여 말채나무랍니다. 나이를 먹은 나무줄기는 껍질이 진한 흑갈색의 모자이크 조각처럼 깊게 그물모양으로 갈라지는 것이 다른 나무와 구별되는 특별함입니다.
매자나무 Korean barberry 매자나무과
사람 키를 넘기지 않은 작은 나무이지만 날카로운 가시가 여기저기 숨겨져 있어서 함부로 넘나 볼 수 없답니다. 늦봄에는 샛노란 꽃이 작은 포도송이 마냥 송골송골 매달리고 가을에는 그 자리에 콩알 굵기의 붉은 열매로 채웁니다. 학명에 koreana란 이름이 들어간 순수 우리나무이며, 속껍질에는 베르베린(berberin)이 포함되어 샛노랗습니다.
매화나무 Chinese apricot 장미과
사군자의 첫머리에 들어가는 매화는 옛 선비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나무였지요. 대표적으로 퇴계 이황은 매화사랑이 얼마나 각별하였던지 죽음을 맞는 마지막 순간에도 매화 물주기를 걱정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매화는 가장 일찍 꽃피는 봄의 전령사이며 매실은 약제로도 유명합니다. 꽃이 필 때는 매화나무, 열매가 달릴 때는 매실나무라고 할 뿐 같은 나무입니다.
명자나무 Flowering quince 장미과
봄이 익어 갈 때 매화처럼 생긴 붉은 꽃이 나뭇가지를 뒤덮다 시피 피는 자그마한 나무입니다. 흔히 가지 끝이 가시로 변하여 조금은 험상궂은 인상과는 달리 경기 일부지방에서는 아가씨꽃나무라고도 한답니다. 꽃이 지고 나면 아기모과처럼 생긴 앙증맞은 열매가 달리며, 모과와 거의 같은 성분이 들어 있어 약제로 쓰이죠.
모감주나무 Golden rain tree 무환자나무과
여름이 짙어 갈 무렵 곧추선 꽃대를 따라 노랑꽃이 줄줄이 피는 아름다운 꽃나무입니다. 열매는 세모꼴 초롱 안에서 자리를 잡아 가을이면 콩알 굵기로 까맣게 익습니다. 너무 단단하여 망치로 깨트릴 정도라서 금강자(金剛子)라고도 부른답니다. 고급 염주의 재료로 쓰이죠.
모과나무 Chinese quince 장미과
나무에 참외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는 뜻의 목과(木瓜)에서 모과가 되었습니다. 열매의 표면이 울퉁불퉁하여 못 생긴 사람과 비유하였지만, 요즈음 모과는 잘 가꾼 탓인지 매끈한 미남 모과가 흔합니다. 잘 익은 모과는 은은하고 그윽한 향기를 뿜어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답니다. 한약제로 쓰이고 차를 만들거나 술을 담기도 합니다.
모란 Shrub peony 모란과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모란은 시인의 눈에도 금세 들어올 만큼 아름답고 화려한 꽃입니다. 예부터 화왕(花王)이라 하여 꽃 중의 꽃으로 꼽았죠. 중국의 당태종이 선덕여왕에게 모란그림과 씨를 선물한 것이 우리나라에 모란이 들어온 시작이랍니다.
무궁화 Rose of sharon 아욱과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이 꽃은 피기 시작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피고 진다’고 했습니다. 나라꽃으로 자리 매김을 한 것은 구한말 애국가 가사가 만들어질 때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이라는 구절이 들어가면서 부터이죠. 피기 시작하면 늦가을까지 거의 3~4개월이나 매일 새로운 꽃이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끊임없는 외침을 받아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민족을 이어온 우리의 끈기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물박달나무 Dahurian birch 자작나무과
수분이 많은 곳에 잘 자라는 박달나무란 뜻입니다. 진짜 박달나무처럼 재질이 단단하지는 않지만 가까운 형제사이예요. 이 나무는 마치 짙은 잿빛의 얇은 종이를 잘라서 더덕더덕 붙여 놓은 것처럼 특별한 껍질이 특징입니다.
물오리나무 Manchurian alder 자작나무과
이름 그대로 오리나무의 한 종류입니다. 오리나무가 갸름하고 긴 잎을 가지는데 비하여 물오리나무는 크고 거의 둥근 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쓰임이 많았던 진짜 오리나무는 거의 없어지고 우리나라 산에서는 물오리나무를 더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에 물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약간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랍니다.
물푸레나무 Korean ash 물푸레나무과
물을 푸르게 한다는 뜻으로 물푸레나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어린가지 꺾어 맑은 물에 담그면 정말 파란 물이 우러납니다. 아름다운 이름과는 달리 예전에는 주로 죄인의 볼기짝을 치는 곤장 나무로 쓰였다는 군요. 그 외 도리깨 등 농기구를 만드는 데 널리 이용되었고 야구 방망이나 정구 라켓 등 운동기구를 만드는 데에도 빠지지 않습니다.
미선나무 White forsythia 물푸레나무과
세계적으로 충북과 전북 일부에만 자라는 귀하디귀한 우리나무입니다. 개나리와 사촌쯤이며 꽃모양도 비슷하나, 색깔이 거의 흰빛에 가까운 연 자주 빛입니다. 열매의 모양이 둥그스름한 부체를 뜻하는 미선(尾扇)을 닮았다고 하여 미선나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박달나무 Schmit`s birch 자작나무과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로 이어지는 옛 노래 가락에도 나오는 친숙한 나무죠. 다듬이, 나졸들의 육모방망이를 비롯하여 도깨비를 쫓아내는 상상의 방망이까지 단단한 나무의 대표랍니다. 우리나라 어디에나 잘 자라므로 박달재처럼 지명으로도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박쥐나무 Korean alangium 박쥐나무과
잎맥의 뻗음이 박쥐가 날개를 폈을 때 모양과 비슷하여 박쥐나무랍니다. 숲속의 그늘에서 큰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 잠깐씩 들어오는 햇빛으로 간신히 살아간답니다. 손가락 두 마디 길이나 됨직한 가늘고 기다란 연노랑의 꽃이 모두 아래를 향하여 다소곳이 피는 모습이 조금 애처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박태기나무 Chinese redbud 콩과
잎도 나오기 전 회갈색 가지에 온통 보라 빛 꽃을 뒤집어쓰는 작은 나무입니다. 꽃은 줄기의 아무 곳이나, 심지어 뿌리목까지 다른 꽃나무들은 상상도 못하는 곳에다 그야말로 전천후 꽃방망이를 매답니다. 완전한 하트모양의 반질반질한 잎사귀와 납작한 콩꼬투리가 특징입니다.
밤나무 Korean chestnut 참나무과
밤알은 제사상에 꼭 올리는 과일이었고 나무로는 위패나 제상을 만들었답니다. 싹이 틀 때 자기를 잉태해준 밤 껍질은 땅속에 두고 싹만 올라오는 모습이 조상을 섬기는 유교사상과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군요. 특히 우리나라 밤은 중국 밤보다 굵고 맛이 더 좋았다고 합니다. 꽃은 향기가 나는 것이 아니라 약간 시큼한 냄새가 특징이랍니다.
배롱나무(백일홍나무) Crape myrtle 부처꽃과
꽃이 백일이상 핀다고 하여 백일홍나무라고 하다가 배롱나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군요. 꽃 하나가 백일이나 계속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꽃들이 이어달리기로 피기 때문에 오래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껍질이 매끈매끈하여 간지럼나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죠. 붉은 꽃이 가장 흔하고 자주 및 흰 꽃도 있습니다.
백목련 Lily tree 목련과
연꽃과 닮은 꽃이 나무에 핀다 하여 목련(木蓮)입니다. 제주도에 자생하는 순수 우리 목련도 있으나, 주위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목련은 중국에서 들어온 백목련이랍니다. 털벙거지를 뒤집어쓴 듯 한 손가락 마디 굵기의 겨울눈이 대부분 북쪽을 보고 있다 하여 북향화(北向花)라고도 합니다.
버드나무 Korean willow 버드나무과
나뭇가지가 부들부들하다는 의미로 버드나무란 이름이 생겼습니다. 개울가 등 습기가 많은 곳에 터를 잡아 빨리 자라고 나무가 연하여 가공하기 쉬우므로 옛사람들의 생활도구를 만드는데 널리 쓰였답니다.
벽오동 Chinese parasol tree 벽오동과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잣더니/내가 싫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무심한 일편명월(一片明月)만 빈 가지에 걸려있네'. 이처럼 상상의 새 봉황은 벽오동나무가 아니면 둥지를 틀지 않았다고 합니다. 선비들은 벽오동을 심고 봉황으로 상징되는 임금님의 사랑이 다시 나무에 걸리기를 바랐다는군요. 잎은 오동나무를 닮았으나 줄기가 푸르다고 하여 벽오동이란 이름이 생겼습니다.
별목련 Star magnolia 목련과
목련 종류는 우리 주변에 흔한 백목련이나 목련 이외에 별목련이란 예쁜 이름을 가진 목련도 있습니다. 왜 별이란 접두어가 붙었을까요? 목련의 꽃잎이 타원형의 6~9장인데 비하여 별목련은 12~18장의 가늘고 긴 꽃잎을 가집니다. 모습이 반짝이는 별 같다고 별목련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중국이름도 성화(星花)입니다.
병꽃나무 Weigela 인동과
꽃이 마치 옛날 병처럼 생겼다고 하여 병꽃나무예요. 봄이 익어갈 때 우리나라 산 어디에서 나 흔히 만납니다. 연노랑에서 붉은 꽃까지 여러 색깔로 피는 모습이 아름다워 꽃나무로 흔히 심습니다.
병아리꽃나무 Jetbead 장미과
큼직한 새하얀 꽃이 병아리처럼 너무 예뻐서 병아리꽃나무란 이름이 생겼다고도 합니다. 가을에는 반질반질한 새까만 콩알 굵기 열매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답니다. 정원의 가장자리에 여러 그루를 모아 심으면 더욱 운치가 살아나는 아름다운 우리 꽃나무입니다.
보리수나무 Autumn elaeagnus 보리수나무과
우선 잎 뒷면을 보세요. 아주 짧은 은빛 털이 촘촘하여 마치 은박지 같은 잎을 달고 있는 자그마한 나무입니다. 가을에 하얀 점이 박힌 새끼손가락 첫 마디 크기의 붉은 열매가 익는데, 배고픈 옛 어린이들의 간식거리였다는 군요. 이 나무는 공교롭게도 부처님이 도를 깨우친 보리수와 발음이 같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이름이 같을 뿐 아무런 관계는 없답니다.
복숭아나무(복사나무) Peach 장미과
옛 사람들이 상상한 이상향은 복사꽃이 만발한 곳이었답니다. 하늘나라에는 신선만 먹는 전용 복사 밭이 있었다고 하죠. 이를 따먹은 손오공은 삼장법사가 구해 줄 때까지 5백년을 바위틈에 갇히는 고난을 당합니다. 잎, 꽃, 열매, 복숭아씨, 말린 복숭아, 나무속껍질, 나무진을 비롯하여 심지어 복숭아 털, 복숭아벌레까지 모두 약으로 쓰였다는 군요.
복자기 Rough-barked maple 단풍나무과
높은 산의 가을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나무 종류의 하나예요. 단풍의 아름답기로는 다른 어떤 나무도 넘나 볼 수 없을 만큼 독보적입니다. 아름드리로 자라고 재질이 좋아 가구나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들기도 합니다. 신나무와 함께 옛 사람들은 껍질 삶아 낸 물로 눈병 치료에 이용했다는 군요.
불두화 인동과
암술과 수술을 갖고 있지 않아 열매를 맺을 수 없는 석녀 꽃이랍니다. 꽃잎만으로 장식한 흰 꽃은 마치 부처님의 머리의 나발처럼 생겼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머리 꽃, 불두화(佛頭花)가 되었답니다. 꽃 피는 때도 사월초파일 전후라 절에 흔히 심은 나무랍니다.
붉나무 True rhus 옻나무과
가을에 단풍이 들 때 단풍보다 더 붉게 물든다고 하여 붉나무가 되었답니다. 잎 대궁에 작은 날개가 붙어있어서 비슷하게 생긴 옻나무와 구별합니다. 이 나무에 기생하는 오배자 벌레는 옛사람들이 타닌을 얻는 자원이었죠. 또 가을에 달리는 열매 껍질에는 제법 짠맛이 들어 있어서 산골사람들이 소금대용으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비술나무 Siberian elm 느릅나무과
중부 이북 추운지방의 계곡이나 개울가에 주로 자라는 느릅나무 종류의 하나입니다. 아름드리가 되므로 재목으로 이용할 수도 있으며, 오래된 줄기에는 세로로 마치 흰 페인트칠을 한 것 같은 기다란 반점이 특징예요. 생기는 원인을 아직 밝히지 못했지만 흰 반점 때문에 멀리서도 금세 비술나무는 찾아 낼 수 있답니다.
뽕나무 Silkworm mulberry 뽕나무과
예부터 뽕나무를 키워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는 일은 농사짓기와 함께 나라의 근본으로 삼았답니다. 왕비가 친히 누에를 치는 시범행사도 했다는 군요. 세종 때 경복궁에 3,590그루, 창덕궁에 1,000여 그루의 뽕나무를 심고 키웠다고 합니다. 오늘날은 누에가루, 상황버섯 등 뽕나무 관련 건강식품이 인기입니다.
사방오리나무 Japanese alder 자작나무과
1940년경 산사태막이 나무로 쓰기 위하여 일본에서 수입한 오리나무입니다. 대체로 사방오리나무가 심어져 있으면 옛날에 토사가 흘러내리던 황폐한 땅이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나무는 여러 농기구를 만들고 열매는 염색제로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시나무 Aspen 버드나무과
사시나무는 잎자루가 다른 나무보다 훨씬 길어서 산들바람만 불어도 나뭇잎은 흔들리기 마련이죠. 그래서 우리 속담에‘사시나무 떨듯 한다’는 말이 생겼습니다. 추운 지방을 고향으로 하고 자람이 무척 빠른 나무입니다. 껍질이 하얗게 보이므로 옛 이름은 백양(白楊)나무예요.
사위질빵 미나리아재비과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덩굴을 만드는 나무입니다. 이름이 좀 특별하죠? 사위의 질빵, 즉 사위가 짐을 질 때 쓰는 줄이란 뜻입니다. 사위질빵은 덩굴이 약하여 잘 끊어지는데, 사위가 짐을 적게 지도록 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는 군요. 예나 지금이나 사위사랑은 같은 모양입니다.
사철나무 Evergreen euonymus 노박덩굴과
사시사철 한결같이 푸른 잎을 달고 있다하여 사철나무랍니다. 그러나 꼭 같은 잎이 항상 그대로 달려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른 봄에 연초록의 새 잎이 일제히 돋아나고 묵은 잎은 서서히 떨어지므로 항상 푸르게 보이는 것이죠. 여럿을 뭉쳐 심을 수 있고 마음대로 이리저리 가지치기를 하여도 새로운 싹을 잘 뻗으므로 생울타리로 널리 쓰입니다.
산딸나무 Korean dogwood 층층나무과
익은 열매의 모습이 우리가 먹는 딸기와 너무 닮아서 산딸나무라고 부른답니다. 진짜 딸기보다는 맛이 조금 못하지만 먹을 수도 있습니다. 주로 깊은 산속에 자라며 5월말쯤 꽃잎처럼 생긴 4개의 하얀 총포(總苞)가 十자 모양을 만들어 흐드러지게 많은 꽃을 피우므로 멀리서도 금방 알아낼 수 있어요. 산딸기나무는 산딸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이니 서로 혼동하지 마세요.
산벚나무 Sargent's cherry 장미과
벚나무 종류이면서 산에 많이 자란다고 하여 산벚나무입니다. 이른 봄날의 칙칙한 산속에다 환하게 꽃 잔치를 벌려 놓아 멀리서도 금방 찾아 낼 수 있는 아름다운 꽃나무죠. 매끄러운 껍질에 일자(一字)로 생긴 가로 숨구멍이 특징입니다. 재질이 좋아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만드는 데도 많이 쓰였습니다. 잎과 꽃이 함께 피는 점이 다른 벚나무와의 차이예요.
산사나무 Red hawthorn 장미과
잎 가장자리가 깊게, 때로는 얕게 잎맥을 가운데 두고 비대칭적으로 파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을의 초입에 들어가면 앙증맞은 아기사과처럼 생긴 열매가 초록빛 잎 사이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어요. 열매는 맵시가 예쁠 뿐만 아니라 술을 담그기도 하고, 체한 것을 낫게 하며 이질을 치료한다고도 알려져 있답니다.
산수유 Chinese cornelian cherry 층층나무과
이른 봄 인가 근처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은 산수유입니다. 2월 중순에서 3월초에 걸쳐 손톱크기 남짓한 샛노란 꽃들이 20~30개씩 모여 나뭇가지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집어씁니다. 가을에 익는 갸름한 빨간 열매는 푸른 가을하늘과 너무 잘 어울리죠. 열매는 말려두었다가 약제와 건강식품으로 널리 쓰입니다.
산철쭉 Korean azalea 진달래과
산철쭉은 산에 자라는 철쭉이란 뜻이나 철쭉과는 다른 나무입니다. 철쭉보다 잎이 작고 갸름하며 꽃은 붉은 빛이 많이 들어가 있으므로 더 아름답죠. 널리 보급된 영산홍은 이 나무를 개량하여 만든 원예품종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산철쭉과 영산홍은 서로 구분이 아주 어렵답니다.
살구나무 Apricot 장미과
우선 ‘살구 보자’고 병원에 심는 다는 군요. 옛 사람들은 살구나무 숲이라면 병원이 있는 곳을 뜻하였다니 실없는 우스개만은 아닌 셈입니다. 맛있는 살구는 종묘제사에 올리는 귀중한 과일이었답니다. 행인(杏仁)이라 부르는 살구 씨는 거의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만큼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
상수리나무 Sawtooth oak 참나무과
도토리가 매달리는 가장 흔한 참나무 종류의 하나입니다. 지금은 도토리로 묵을 만들어 먹을 뿐입니다만, 옛날 흉년이 들 때는 배고픔을 달래는 중요한 먹을거리였습니다. 나라에서 도토리 저장해 두었다가 흉년에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는 군요. 나무는 재질이 굳어 기둥이나 농기구 등에 두루 쓰입니다.
생강나무 Korean spice bush 녹나무과
숲속에서 나무 중에는 가장 일찍 꽃 피우는 봄의 전령사입니다. 샛노란 꽃이 동그란 작은 송이를 만들어 몽글몽글 피어나죠. 평지에 흔히 심는 산수유와 꽃 모양이 아주 닮았습니다. 가지나 잎에서 상큼한 생강 냄새가 나므로 생강나무란 이름이 생겼답니다. 강원도 일부에서는 동박나무라고 부릅니다.
서어나무 Laxiflora hornbeam 자작나무과
중부지방 산에 넓은잎나무 중 가장 흔히 자라는 나무입니다. 나이를 먹으면 줄기의 표면이 세로로 울퉁불퉁하게 되어 마치 보디빌더의 근육을 보는 듯 하답니다. 모양이 이러하니 별로 쓸모가 별로 넓지 않겠지요. 땔나무나 버섯골목으로 이용될 따름입니다.
소사나무 Korean hornbeam 자작나무과
소서(小西)나무가 변하여 소사나무가 되었답니다. 서어나무를 서목(西木)이라고 하는데, 그보다는 나무 크기도 작고 잎도 작은 나무라는 뜻입니다. 강한 생명력과 작은 잎 및 회갈색의 매끄러운 껍질은 분재를 만들기에 제격이라 분재나무의 대표입니다. 따뜻한 곳을 좋아하여 남쪽지방에 주로 자라고 서해안을 따라 경기도까지 올라옵니다.
석류 Pomegranate tree 석류과
우리가 흔히 쓰는 ‘홍일점’이란 석류꽃이 핀 모습에서 따온 말입니다. 열매에 촘촘히 박힌 석류 알은 아기를 많이 갖는 것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옛 귀부인들의 예복이나 각종 장신구에 석류문양이 단골로 들어갔습니다. 서양에서도 구약성서에 석류 이야기가 나오고 기독교 종교화에도 등장하는 등 동서양 모두 사람들과 친근한 나무랍니다.
쉬나무 Korean evodia 운향과
한자이름 수유(茱萸)나무가 쉬나무로 변했다는 군요. 쌀알크기 남짓한 새까만 씨앗이 온 나무를 뒤집어쓰듯 달리는데, 여기에는 많은 기름이 들어 있습니다. 옛 사람들의 호롱불 켜는 기름으로 빠질 수 없었다는 군요. 그래서 양반은 뒷산에 반드시 쉬나무를 심어 공부하는 선비임을 뽐냈다는군요.
쉬땅나무 Ural false spirea 장미과
사람 키 남짓한 작은 나무지만 원뿔 모양의 꽃대에 하얀 꽃이 뭉치로 달리는 꽃나무입니다. 6월에 피기 시작하면 때로는 8월까지도 계속 핀답니다. 아름다운 꽃을 보기위하여 정원수로 많이 심습니다. 개쉬땅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같은 나무입니다.
시무나무 David hemiptelea 느릅나무과
옛 사람들의 거리 표시로 십리 혹은 스무(이십)리 마다 심었다는 나무입니다. 김삿갓의 시에‘시무나무(二十樹) 아래의 서러운 손님이 망할 놈의 마을에서 쉰밥을 얻어먹었다’는 바로 그 나무입니다. 쓰임이나 모양이 느릅나무와 비슷하고 가시가 있다하여 자유(刺楡)라고 도 한답니다. 우리나라에는 흔하지만 세계적으로는 희귀한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갈나무 Mongolian oak 참나무과
높은 산에 잘 자라므로 산의 능선 부근에서 만나는 참나무는 대부분 신갈나무입니다. 잎자루가 거의 없고 잎 가장자리가 물결모양의 큰 잎이 특징 이예요. 잎은 옛날 나그네가 길을 떠날 대 짚신의 바닥깔개로 꼭 맞았다는 군요. 그래서 ‘신 갈이 나무’가 신갈나무로 되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신나무 Amur maple 단풍나무과
단풍나무 종류의 하나이며, 셋으로 갈라진 잎의 가운데 갈래가 마치 긴 혀를 빼문 것 같이 생겼습니다. ‘때깔 나는 나무’, 즉 색목(色木)이라고도 한답니다. 그만큼 단풍이 아름답다는 이야기겠지요. 나뭇가지를 삶아 눈병치료에 쓰기도 했다는 군요.
싸리나무 Bush clover 콩과
손가락 굵기의 작은 크기지만 우리 선조들의 생활용구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자원식물이었답니다. 싸리바구니, 싸리비, 싸리바자, 사립문, 서당 훈장님의 회초리 등 쓰임이 무궁무진했죠. 흔히 사찰의 대웅전 기둥이 ‘싸리나무’라고 하는 데,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실제는 대부분 느티나무입니다.
아그배나무 Cherry apple 장미과
구름처럼 무리지어 피는 하얀 꽃이 지고 나면, 콩알보다 좀 굵은 빨간 열매가 달리는 숲속의 흔한 나무입니다. 사과나무와 가까운 친척간이며, 배고픔이 일상이던 시절에는 어린이 들이 설익은 열매를 따먹고 ‘아이구 배야’한데서 아그배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아까시나무 Black locust 콩과
19세기 말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원조 수입 나무입니다. 공중 질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있어서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므로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헐벗은 산에 널리 심었습니다. 꽃은 질 좋은 아카시아 꿀을 생산하며, 나무는 단단하고 황갈색의 아름다운 빛깔을 나타내어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열대지방에 ‘아카시아’란 다른 나무가 있으므로 아까시나무라고 해야 맞는 이름입니다.
앵두나무 Downy cherry 장미과
세종대왕께서 가장 좋아하신 과일이었답니다. 경복궁에 널리 심어두고 아드님인 문종이 직접 따다 드렸다는 군요. 단오쯤이면 벌써 익기 시작하므로 가장 먼저 익는 과일로서 종묘에 제사 지낼 때 꼭 올렸다는군요. 잘 익은 열매는 해맑은 붉음이 너무 예뻐서 미인의 입술을 앵순(櫻脣)이라고 합니다.
야광나무 Siberian crab-apple 장미과
꽃이 필 때는 한꺼번에 새하얀 꽃이 나무 전체를 뒤덮듯이 핍니다. 깜깜한 밤에 보면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것 같다하여 야광(夜光)이란 이름이 붙었죠. 가을에는 작은 사과 모습을 한 붉은 열매가 달립니다. 사과나무를 접붙일 때 밑나무로 쓸 만큼 서로 가까운 사이입니다.
양버즘나무 Sycamore 버즘나무과
자동차 매연에 잘 버티고 넓은 잎은 한여름의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어 세계적인 가로수로 유명하답니다. 미국에서 수입한 나무이며 껍질이 버짐처럼 벗겨진다고 하여 버즘나무죠. 반면에 북한에서는 동그란 열매의 특징을 살려 방울나무라고 부른답니다. 학명의 앞부분을 데어 부르는 플라타너스란 이름에 더 익숙합니다.
엄나무(음나무) Aralia 두릅나무과
어릴 때는 험상궂은 가시가 나뭇가지마다 빈틈없이 돋아난 모습이 무시무시합니다. 초식동물이 새순을 따먹지 못하게 하려는 자구책이라는군요. 그러나 키가 커지고 어른나무가 되면 가시는 없어집니다. 옛 사람들은 문설주 위에다 엄나무 가지를 가로로 걸쳐두고 귀신 쫓는 나무로도 사용했습니다.
오갈피나무 Five leaf aralia 두릅나무과
잎이 다섯 개로 손가락모양과 같이 갈라지며, 한자이름이 오가피(五加皮)이므로 오갈피나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껍질은 널리 알려진 한약제이며 동의보감에도 뼈가 아픈데 쓴다고 적혀있을 정도입니다. 키 작은 나무로 야생으로 자라기도 하지만 약으로 쓰기위하여 제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동나무 Royal paulownia 현삼과
우리나라 나무 중 잎이 가장 넓은 나무랍니다. 손수건 한 장 넓이에 이르기도 하니까요. 10년이 조금 넘으면 재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빨리 자라줍니다. 재질도 좋아 가야금이나 거문고 등 우리의 전통악기 재료로 빠지지 않죠. 그 외 가구나 생활 용품등 쓰임이 굉장히 넓습니다. 모친상을 당하면 꼭 오동나무 지팡이를 짚었다는 군요.
오리나무 Korean alder 자작나무과
길 가던 나그네가 거리를 알 수 있게 5리마다 심은 나무랍니다. 안압지의 주위를 비롯하여 전국의 습한 지역의 대부분에는 오리나무가 널리 자라고 있었다고 합니다. 나막신을 만드는 나무이며 하회탈도 이 나무로 만든다고 합니다. 열매나 껍질은 붉은 물감의 재료로 쓰였다는 군요.
옻나무 Chinese lacquer tree 옻나무과
옻나무에 상처를 내어 흐르는 진이 옻입니다. 우루시올(urushiol)이란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예부터 칠기, 가구, 제기, 병기, 목관에서 미술공예품 등 거의 모든 고급 생활용품을 오랫동안 보존하고 표면을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널리 사용하였습니다. 옻은 가려움증을 가져오는 피부염을 일으키므로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나무’랍니다.
왕버들 Glandulosa willow 버드나무과
버들나라의 임금님이란 뜻으로 왕(王)버들입니다. 버들 중에는 가장 굵고 크게 자라기 때문이죠. 왕버들은 주로 물가에 살다보니 고목은 가운데가 잘 썩는 답니다. 안에 들어간 작은 동물들이 죽어 뼈에 포함된 인(燐)이 밤에 파랗게 보이기도 하므로 여름날 도깨비불의 근원지가 되기도 합니다.
왕벚나무 Yoshino cherry 장미과
우리나라에 자라는 20여 벚나무 종류의 하나입니다. 원산지가 제주도이므로 우리나무라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 근거하여 가로수로 가장 널리 심고 있죠. 그러나 벚나무 종류는 어디까지나 일본을 대표하는 꽂이예요. 너무 많은 왕벚나무 심기가 옳은 일인지는 아직 논란이 있습니다.
우산고로쇠 단풍나무과
울릉도의 옛 이름이 우산국이죠. 우산고로쇠는 울릉도에 나는 특산식물입니다. 고로쇠나무보다 잎 갈래가 더 많이 갈라지고 크기도 더 큽니다. 오랫동안 격리된 울릉도에 자라다 보니 단순히 형태의 변이만 생긴 것이라고 하여 지금은 따로 구분하지 않고 고로쇠나무 같은 나무로 취급합니다.
위성류 Tamarisk 위성류과
중국의 서북쪽 서안 부근에 진시황이 수도로 삼았던 위성(渭城)이란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 많이 심겨진 버들모양의 나무라고 하여 위성류라 부르게 되었죠. 실제로는 버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실제는 넓은잎나무에 들어가지만 잎이 가느다랗게 겹치면서 말려있으므로 마치 바늘잎나무처럼 보이는 독특한 나무입니다.
으름 Five leaf akebia 으름덩굴과
머루, 다래와 함께 우리의 산에서 흔히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야생과일의 하나입니다. 나무덩굴에 달리는 짧은 소시지처럼 생긴 열매는, 속에 든 새하얀 속살의 달큼한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오늘날의 과일과 비교한다면 바나나 맛에 가까워요. 열매는 연복자(燕覆子), 뿌리 질을 벗긴 것은 목통(木通)이라 하여 모두 약으로 귀하게 쓰입니다.
은수원사시나무 Suwon poplar 버드나무과
은백양과 수원사시나무를 인공적으로 교배하여 만든 새 나무입니다. 빠르고 곧게 자란다고 하여 한 때 심기를 장려하였으나, 많이 쓰이던 나무젓가락 수요가 줄어들어 지금은 거의 심지 않습니다. 새하얀 껍질에 숨구멍이 마름모꼴인 것이 특징이죠. 은사시나무 혹은 현사시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이팝나무 Chinese fringe tree 물푸레나무과
입하(立夏) 쯤에 꽃이 핀다하여 이팝나무, 혹은 꽃이 만개한 모습이 쌀밥을 뜻하는 이밥을 한 그릇 가득 담아놓은 것 같다하여 이팝나무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아름드리 큰 나무이면서 머리에 하얀 꽃을 잔뜩 뒤집어 쓴 모습이 특별히 눈에 띕니다. 중국에도 일본에도 있지만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토종나무랍니다.
인동덩굴 Korean honeysuckle 인동과
추운 겨울을 참고 넘긴다는 뜻의 인동(忍冬)입니다. 조금 따뜻한 지방에서는 반쯤 잎을 달고 겨울을 나기 때문이에요. 덩굴의 뻗은 모습을 형상화 시킨 것이 당초문양의 근원이며 옛 건축물이나 문화재에 그림으로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 꽃이 필 때는 흰색이다가 차츰 노랗게 되므로 금은화(金銀花)라고도 합니다. 차를 만들고 술을 빚으며 약으로도 널리 쓰입니다.
일본목련 Japanse magnolia 목련과
손바닥을 펼쳐 둔 크기의 하얀 꽃이 피는 큰 나무입니다. 목련과 아주 가까운 집안이지만 잎이 핀 다음에 꽃이 피는 것이 차이점이죠. 일본원산이며 일본 한자 이름이 후박(厚朴)이므로 처음 우리나라에 가져올 때 ‘후박나무’라고 번역하였다는 군요. 그래서 지금도 일본목련을 후박나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으나 잘못입니다.
자귀나무 Silk tree 콩과
수많은 작은 잎사귀가 서로 마주 보고 붙어 있습니다. 밤이면 잎이 서로 닫히는데, 외톨이 잎이 없으므로 부부의 잠자리를 상징하는 합환수(合歡樹)라고 해요. 화장 붓 모양의 아름다운 분홍 빛 꽃이 특징이랍니다. 겨울 내내 매달린 열매는 바람 불 때면 부딪치는 소리가 시끄러워 여설수(女舌樹)란 이름도 가지고 있어요.
자두나무(오얏) Korean plum 장미과
자두의 옛 이름은 오얏이며 이(李)씨를 나타내는 나무입니다. 옛 사람들은 복숭아와 오얏 꽃을 감상하면서 시 한 수 읊조리고, 과일은 귀중한 먹을거리 이었답니다. 삼국시대 이전에 중국에서 가져다 심은 수입나무죠. 오해를 받기 쉬운 일은 가까이 하지 말라는 뜻으로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자작나무 Birch 자작나무과
얇고 하얀 껍질이 불에 탈 때 ‘자작 자작’ 소리가 난다고 하여 자작나무가 되었다는 군요. 북한의 개마고원에서 시베리아 벌판까지 주로 추운 지방에 널리 자랍니다. 옛날에는 얇은 껍질을 벗겨 종이 대신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재료로 이용하기도 하였답니다. 천마총의 천마도도 자작나무 종류의 껍질위에 그렸습니다.
작살나무 Korean mulberry 마편초과
나무의 가지는 정확하게 서로 마주나기로 달려서 고기잡이에 쓰는 작살과 닮은 작은 나무입니다. 그래서 작살나무란 조금 섬직한 이름이 붙었죠. 하지만 가을이면 수수 굵기의 귀여운 보라구슬을 송골송골 매다는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답니다. 한자 이름은 자주(紫珠)입니다.
조릿대 Sasa 벼과
숲 속의 큰 나무 밑에 무리를 이루어 땅을 덮어 자라는 작은 대나무 종류입니다. 일반 대나무와는 달리 추운 곳에도 잘 자라며, 번식력이 강하여 숲의 바닥을 융단처럼 덮어 버리기도 합니다. 조리를 만들기에 적합한 대나무란 뜻으로 조릿대가 되었으며, 화살대로 쓰이기도 했답니다.
조팝나무 Bridal wreath 장미과
작은 새하얀 꽃이 떼거리로 모여 핍니다. 마치 좁쌀로 지은 조밥을 흩트려 놓은 것 같다하여 ‘조밥나무’에서 조팝나무로 변했답니다. 고전소설 ‘토끼전’에서 자라가 육지에 올라와 맨 처음 본 것도 조팝나무 꽃이랍니다. 그 만큼 봄날의 흔한 꽃이었어요. 상산 혹은 촉칠근이라 부르는 뿌리는 해열제로 쓰였답니다.
졸참나무 Serrata oak 참나무과
참나무 중에 잎이 가장 작다는 뜻으로 졸참나무입니다. 잎 가장자라의 갈고리 모양 톱니가 특징이죠. 비록 잎은 작을 지라도 잎이 큰 다른 참나무에 비하여 오히려 더 굵고 크게 자란답니다. 더욱이 졸참나무 도토리로 만든 묵이 가장 맛이 좋다니 쓸모로는 뒤처짐이 없군요.
주엽나무 Korean honey locust 콩과
한자이름 조협(皁莢)나무가 변하여 주엽나무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줄기는 매끄럽지만 가끔 험상궂은 가시가 돋아납니다. 이 가시로 부스럼을 터지게 하고 이미 터진 때에는 약 기운이 스며들게 하여 모든 부스럼을 낫게 한다는군요. 물론 옛 이야기입니다.
중국단풍나무 Trident maple 단풍나무과
이름 그대로 중국원산의 단풍나무입니다. 그러나 들어온 시기는 그리 오래지 않으며 80년대 후반부터 가로수로 널리 심겨지고 있습니다. 잎이 셋으로 갈라져 있어서 보통 단풍나무와 구별되며, 단풍이 일찍 들고 색깔이 아름답습니다.
쥐똥나무 Border privet 물푸레나무과
익은 열매의 모습이나 크기가 쥐의 배설물과 비슷하다고 붙인 이름입니다. 하필이면 사람들이 싫어하는 쥐똥이냐고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행히 북한에서는 검정알나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 두었습니다. 가지 뻗음이 왕성하여 아무리 잘라내어도 계속 자랍니다. 그래서 생 울타리 나무로는 제격이죠.
진달래 Korean rosebay 진달래과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영변에 약산/진달래꽃/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진달래는 예로부터 이렇게 사랑을 노래할 때 단골로 등장했답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양지바른 곳에 널리 자라는 아름다운 꽃나무죠. 삼월 삼짇날에는 찹쌀 부침개에다 진달래 꽃잎을 얹는 꽃전(花煎)을 부쳐 먹는 멋스러운 풍습이 있었습니다. 두견화라고도 하죠.
쪽동백나무 Fragrant snowbell 때죽나무과
커다란 하트모양 잎이 시원스럽습니다. 늦은 봄날 긴 꽃대에 샛노란 수술을 안고 있는 하얀 꽃이 조롱조롱 달리는 귀여운 나무죠. 그래서 한자 이름은 옥령화(玉鈴花)입니다. 때죽나무와는 아주 가까운 친척이므로 꽃, 열매, 나무껍질이 모두 닮았습니다.
찔레꽃 Japanese rose 장미과
양지바른 산자락이면 어디서나 자라는 흔한 덩굴가시나무입니다. 백옥처럼 새하얀 꽃이 깨끗하고 붉은 열매는 가을의 정취를 돋웁니다.‘엄마 일 가는 길엔 하얀 찔레꽃/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박태준 작사의 노래 가사처럼 가난한 옛 어린이들은 찔레 꽃잎을 따먹었고, 연한 찔레 순으로 허기를 달래기도 하였답니다.
참느릅나무 Chinese Elm 느릅나무과
참느릅나무와 느릅나무는 쓰임이 거의 같으며, 옛사람들은 따로 구분하지 않고 그냥 느릅나무로 불렀습니다. 그러나 잎 모양은 분명 차이가 나죠. 참느릅나무는 잎이 작고 톱니가 단순한 반면에 느릅나무는 잎이 크고 이중톱니입니다.
참빗살나무 노박덩굴과
옛 사람이 사용하였던 참빗을 이 나무로 만들기도 했다는 군요. 우리나라 산의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회나무 종류의 하나로서 가을 날 붉은 열매가 눈길을 끕니다. 붉은 단풍도 굉장히 예쁘답니다.
참죽나무 Chinese Toon 멀구슬나무과
아름을 넘겨 자랄 수 있는 큰 나무지만 새싹이 향긋한 봄 향기로 미각을 자극하는 탓에 제대로 자라기 어렵습니다. 새싹이 나오자마자 꺾어서 데쳐먹고 튀겨먹고, 나중에는 장아찌로 만듭니다. 참죽나무 편에서 보면 삶이 괴롭겠지요. 용케 크게 자란 참죽나무 목재는 붉은 빛깔에 단단하고 무늬가 좋아 고급 가구로 쓰입니다. 경상도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 부르고, 진짜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고 해요.
철쭉 Royal azalea 진달래과
한자이름 척촉(躑躅)에서 철쭉이 되었습니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어 철쭉 ‘척’ 자에 머뭇거릴 ‘촉’ 자를 썼다는 군요. 5월 중하순 높은 산꼭대기에 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웁니다. 진달래 꽃은 먹어도 좋지만 철쭉 꽃잎은 독이 들어 있으므로 먹어서는 안 된답니다.
층층나무 Giant dogwood 층층나무과
가지가 돌려나기로 달려 층층이로 뻗으므로 층층나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숲속에서는 다른 나무보다 빨리 높이 자라기를 하여 가지를 크게 펼쳐 놓은 답니다. 혼자만 햇빛을 차지하겠다는 심통이 얄미워 사람들은 폭군 나무라는 뜻으로 폭목(暴木)이란 별명을 붙여 두었답니다.
칠엽수 Japanese marronnier 칠엽수과
커다란 잎이 7개로 깊게 갈라지는 탓에 칠엽수(七葉樹)라고 합니다. 시원스런 잎과 원뿔모양의 하얀 꽃 달림이 보기 좋아 정원수나 가로수로 널리 심는 답니다. 우리나라에 지금 자라고 있는 칠엽수는 주로 일본원산이며, 서양에서 들어온 서양칠엽수(마로니에)와는 구별이 어려울 만큼 비슷합니다.
콩배나무 Callery pear 장미과
콩이란 작다는 뜻의 접두로 잘 쓰이죠?. 콩배는 작은 배란 뜻입니다. 콩알보다 조금 굵은 열매는 배의 축소판, 정말 먹는 배를 그대로 속 빼닮은 앙증맞은 콩배가 달린답니다. 실제로도 배나무와는 사촌쯤 되는 가까운 사이랍니다.
탱자나무 Korean bitter orange 운향과
험상궂은 가시가 가지마다 돋아있는 자그마한 나무입니다. 옛날 죄수를 외딴 곳에 가두어 는 위리안치 시킬 때는 집 주위에다 탱자나무를 심어 나가지 못하게 했답니다. 또 성을 쌓고 밑에다가 탱자를 심어 적군이 기어 올라올 수 없게 하는 쓰임도 있었다는군요. 오늘날에는 과수원의 울타리로 널리 쓰이며 귤나무의 접붙이 나무로도 이용됩니다.
팥배나무 Korean mountain ash 장미과
열매는 팥 같고 꽃은 배꽃을 닮았다하여 팥배나무라고 한답니다. 5월에 새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가을에는 그 자리에 수천수만 개의 팥알 크기 열매가 달립니다. 시큼털털한 맛이 나므로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죠. 당연히 팥배나무 열매는 산새들의 잔칫상, 그들만의 독차지가 된답니다.
팽나무 Chinese hackberry 느릅나무과
소금바람에 강하고 아름드리로 크게 자라므로 갯마을의 당산나무로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고목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으며, 설익은 열매는 팽총의 총알이 되기도 했습니다. 열매가 ‘팽’하고 날아간다고 하여 팽나무란 이름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피나무 Amur Linden 피나무과
질긴 껍질의 쓰임이 많다는 뜻인 피목(皮木)에서 피나무가 되었습니다. 나무는 연하고 부드러워 상자나 밥상을 만들었고 특히 바둑판의 재료로 널리 쓰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 보관함도 피나무로 만들었어요. 부처님은 보리수아래서 도를 깨우쳤다고 하죠? 그러나 우리나라 절에는 추워서 자랄 수 없으므로 피나무를 대신 심어 보리수라고 부른답니다.
함박꽃나무 Siebold's magnolia 목련과
한약제로 쓰이는 함박꽃(작약)과 비슷한 꽃이 나무에 달린다하여 함박꽃나무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산이라면 어디나 자라고 꽃이나 잎의 모양이 목련과 비슷하죠. 다만 잎이 돋아나고 한참 뒤에 꽃이 피는 것이 목련과 차이점이죠. 산목련이라고도 부르며 북한의 국화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화 Hamanas rose 장미과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선생님/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선생님...’70년대를 풍미한 이미자의 노래가사처럼 섬마을의 갯가에 널리 자라는 덩굴꽃나무입니다. 꽃자주색의 커다란 꽃은 애달픈 사연을 묻어둔 여인의 넋이라도 담겨있는 듯합니다. 구슬크기의 빨간 열매 역시 정열적인 느낌을 줍니다.
호두나무 Chinese walnut 가래나무과
호두의 원래 고향은 중동지방이며 중국을 거쳐 신라나 고려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짐작합니다. 모양이 복숭아처럼 생겼고 오랑캐 나라의 과일이라 하여 호도(胡桃)란 이름이 붙었어요. 세시풍속으로 정월대보름 날이면 부럼을 깨무는데, 호두도 빠지지 않습니다.
화살나무 Winged spindle tree 노박덩굴과
나뭇가지에 화살의 날개 모양을 한 얇은 코르크가 붙어 있어서 화살나무입니다. 나지막한 키에 새순이 맛있고 부드러워 산토끼 등 초식동물의 먹이가 되기 일쑤였답니다. 조상의 대비책은 맛없는 코르크를 붙여두는 설계였다는 군요. 가을에 빨간 단풍이 일품이라서 정원수로 많이 심죠. 귀전우(鬼箭羽)라는 부르는 날개의 코르크는 약제로 널리 쓰였다는 군요.
황매화 Jew's mallow 장미과
줄기가 아래로 늘어지는 작은 나무입니다. 봄이 한창 무르익을 즈음 피는 진한 노랑꽃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꽃 모양이 매화를 닮았으므로 황매화란 이름이 붙었죠. 가을이면 노란 단풍이 들고 겨울에도 초록빛 가지가 특별합니다. 꽃잎이 여러 장 겹쳐진 것은 죽단화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릅니다.
황벽나무 Amur corktree 운향과
황벽나무란 이름은 줄기의 두툼한 코르크껍질을 벗겨내면 샛노란 속껍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벨베린(berberine)이란 물질이 들어 있어서 방부제나 의약품 및 노랑염색에도 널리 쓰였다는군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도 황벽나무 즙으로 마무리를 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보존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황철나무 Korean poplar 버드나무과
버들 종류는 예부터 양류(楊柳)라하여 사시나무와 버드나무 종류로 크게 나누었습니다. 황철나무는 사시나무에 가까운 나무이며 자람이 빠르고 굵게 자라 아름드리가 됩니다. 햇빛이 잘 드는 계곡이나 평지의 약간 습한 땅을 좋아하며 주로 중부이북의 추운 곳에 자랍니다.
회양목 Box tree 회양목과
팔목 굵기도 만나기 어려운 늘 푸른 작은 나무입니다. 지금은 생 울타리나 정원의 가장자리를 차지하는 정원수일 뿐이지만 한 때 우리의 인쇄문화를 책임지던 영광스런 역사를 가진 나무입니다. 나무 활자나 작은 목판을 새기는데 이 보다 더 적당한 나무는 없었다죠.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목판도 이 나무에 새겼다고 짐작됩니다.
회화나무 Chinese scholar tree 콩과
중국 주나라 때 조정에 세 그루의 회화나무를 심고 우리나라의 삼정승에 해당되는 삼공(三公)이 마주 보고 앉아서 정사를 논했다고 합니다. 옛 선비들도 마을 입구에다 회화나무를 심어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비가 사는 곳’임을 만천하에 알렸다는 군요. 남가일몽(南柯一夢)에 나오는 개미나라도 회화나무 아래라고 합니다.
히어리 Korean winter hazel 조록나무과
이름이 마치 외래어처럼 느껴지나 학명에 ‘coreana’가 들어간 순수 우리말 이름에 토종나무죠. 하트 모양의 잎이 귀엽고, 이른 봄날 노란 꽃이 이삭처럼 늘어져 피는 자그마한 꽃나무입니다. 최근 정원수로 흔히 심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