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만나는 나무
-도시에서 찾은 나무 이야기-
우리들 마음의 고향,
도시숲의 이야기를 찾아서
삭막한 도시의 빌딩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한 켠에서 우리를 향해
푸른 빛을 띠며 생기를 붇돋아 주고 있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습니다.
가슴을 씻어내주는 시원한 바람과
일상에 찌든 우리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며
언제나 마음 속 고향으로 자리잡고 있는
숲의 고마움
쉽게 지나쳐서 알아보지 못했던
도시에서 찾은 나무 이야기를 찾아가 봅니다
자료제공 및 감수: 포리스트 코리아(www.forestkorea.org) / 경북대학교 박상진 교수
목차
● 과일이 열리는 나무: 감나무, 매실나무, 복사나무, 대추나무
● 꽃이 아름다운 나무: 목련, 무궁화, 산수유, 진달래, 배롱나무, 왕벚나무, 쥐똥나무
● 단풍이 아름답게 드는 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 사철 푸른 나무: 소나무, 전나무, 주목, 향나무, 사철나무, 은사시나무
● 공해에 강한 나무: 물푸레나무, 아까시나무, 오리나무, 양버즘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 그늘이 좋은 나무: 팽나무, 느릅나무, 능수버들, 박달나무, 오동나무, 음나무
과일이 열리는 나무
수종>>
1.감나무
2.매실나무
3.복사나무
4.대추나무
1. 감나무
학명: 학명: Diospyros kaki
분류: 활엽수 > 감나무과 > 감나무속 > 감나무
특징: 나무높이 15~20m에 이르며 껍질은 검고 그물처럼 잘게 갈라짐. 잎은 어긋나기 하며 타원상 달걀모양으로 두껍고 큼. 꽃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으며 주로 연한 노랑빛으로 5~6월에 핌.
원고>>
일곱 가지 덕을 갖춘 과일나무_ 감나무
감나무는 예로부터 우리와 너무나 친숙하고 다정다감한 나무입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돌담으로 둘러쳐진 싸립문을 밀고 들어가면 어김없이 마당 구석에 한 두 그루의 감나무가 심겨져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만큼 오랜 세월동안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며 우리 생활 속 깊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과일나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과일 뿐만 아니라 전통가구의 장식재로 쓰이기도 하고 몸의 허함을 보충하게 하는 약재로도 유용하게 쓰여져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수필집에서는 감나무의 일곱 가지 덕을 예찬하기도 했습니다. "첫째는 한 번 심어두면 수명이 오래가고, 둘째 큰 잎사귀를 갖고 있어서 녹음이 짙고, 셋째 가지에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넷째 벌레가 먹지 않으며, 다섯째 가을에 단풍이 아름다우며, 여섯째 열매가 유익하게 쓰이며, 일곱째 낙엽은 거름으로써도 훌륭하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감나무 목재는 약해서 여자들이 올라가는 것을 엄격하게 막았다고 합니다. 대신에 여자들은 온유월에 피는 연한 노란빛의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걸었는데, 그러면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2. 매실나무
학명: Prunus mume
분류: 활엽수 > 장미과 > 벚나무속 > 매실나무(매화나무)
특징: 나무 껍질은 회갈색이고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며 계란모양으로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음. 꽃은 3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향기가 있으며 열매는 6~7월에 초록빛에서 노랗게 익으며 신맛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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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봄을 부르고 과일은 병마를 쫓는 매실나무
봄기운이 채 돌기도 전에 눈발이 흩날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도도한 꽃이 있습니다. 성급하게 봄소식을 전한 뒤 꽃샘 추위가 이어지는데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매화나무입니다.
난초,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사군자에 꼽히며 양반사회를 대표하는 상징이었던 매화는 조선시대의 백자에도 나타나며 김홍도의 그림에서도 즐겨 그려졌습니다.
그렇다고 매화나무가 꽃의 기품 있는 모양새와 향기의 감상을 위해 존재하는 나무만은 아닙니다. 그 열매 또한 사람에게 매우 이롭게 쓰이는 과일 나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꽃이 필 때는 매화나무, 열매가 달릴 때는 매실나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품종이 있다 보니 열매를 얻기 위하여 개량한 매실나무가 원래 이름이고, 꽃의 모양이나 색깔을 감상하자고 심은 매화는 별명일 수 있습니다. 푸른빛을 지니고 설익은 청매는 각종 건강식품으로 쓰이고 있으며 불에 쬐어 말린 오매는 설사를 멈추고 염증을 낫게 하는 한약재로 효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3. 복사나무
학명: Prunus persica
분류: 활엽수 > 장미과 > 벚나무속 > 복사나무(복숭아나무)
특징: 낙엽활엽수 소교목으로 나무높이 6m까지 자라며 어린 가지는 약간 붉은빛을 띰.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며 가장자리에 둔한 잔톱니가 있음. 꽃은 4~5월에 잎보다 먼저 연분홍색으로 피고 핵과는 달걀모양의 원형으로 털이 많고 8~9월에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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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상을 구현하는 복사나무
복숭아는 수많은 과일 중에서도 신선이 즐겨 먹는 과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분벽화에는 복숭아를 들고 있는 선녀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옛 문학작품에서 인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을 구현할 때에는 이 복숭아를 등장시키곤 했습니다.
오랜 전부터 사람들은 특히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무 가지가 잡스런 귀신들을 쫓아내는 구실을 한다고 믿었습니다. 무당이 살풀이를 할 때 복숭아 나뭇가지로 활을 만든 다음 화살에 메밀떡을 꽂아 밖으로 쏘면서 주문을 외면서 귀신을 쫓았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제사를 모시는 사당이나 집 안에는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으며, 제사상의 과일에도 절대로 복숭아를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린아이의 백일상에도 제철에 나는 다른 과일은 모두 올려 놓아도 복숭아만은 제외시켰다고 전해집니다. 귀신에게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 제사에서 복숭아를 올려놓으면 귀신이 이것을 보고 도망갈까봐 염려했던 것입니다.
예전에는 벌레먹은 복숭아까지 모두 약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환한 대낮에는 벌레모양이 혐오스러워 차마 입에 대지 못했지만, 으스름 달밤에 복숭아를 먹는 것은 약이 되는 복숭아 벌레를 가장 쉽게 먹는 방법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벌레 먹지 않은 복숭아가 아무래도 드물었기 때문에 벌레 먹은 것이라도 귀하게 여기고 먹으라는 뜻이 담겨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4. 대추나무
학명: Zizyphus jujuba var. inermis
분류: 활엽수 > 갈매나무과 > 대추나무속 > 대추나무
특징: 나무높이 8m에 달하며 나무 껍질은 흑갈색이며 세로로 갈라짐. 잎은 어긋나기하며 달걀모양으로 길이 2~6cm, 너비 1.0~2.5cm로써 윤기가 있음. 꽃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고 5~6월에 피며 연한 초록빛을 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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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을 막아주는 벼락맞은 대추나무
봄에 새싹이 나오는 것을 보면 나무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봄기운이 채 무르익기 전부터 성급하게 잎새를 내미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어떤 나무는 다른 나무가 새파랗게 싹이 돋았는데도 꿈쩍도 않고 겨울 가지를 그대로 달고 있는 고집스런 나무도 있습니다. 특히 대추나무는 초여름이나 되어야 겨우 잎이 돋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게으름을 피우는 양반에 빗대어 양반나무라고도 했습니다.
대추나무는 먹거리의 쓰임새가 많으며 벼락 맞은 나무로 만든 부적을 지니면 불행이나 병마를 막아주었다고 합니다. 벼락을 맞을 때 번개의 신이 깃들여져 잡귀를 달아나게 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금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면 '대추나무 연 걸리듯 한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연을 날리는 시기는 대개 1~2월의 추운 겨울인데 잎이 떨어진 대추나무가 감나무나 다른 나무에 비해 잔 가지가 많아 걸핏하면 연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벼락을 맞아 서민들의 불행을 막아주는 대추나무는 지금도 우리들의 약재나 먹거리도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꽃이 아름다운 나무
수종>>
1.목련
2.무궁화
3.산수유
4.진달래
5.배롱나무
6.쥐똥나무
1. 목련
학명: Magnolia kobus
분류: 활엽수 > 목련과 > 목련속 > 목련
특징: 나무높이 20m, 지름 1m에 이르며 새 가지는 연한 초록빛으로 털이 없고 나무 껍질은 연한 잿빛으로 거의 갈라지지 않음. 잎은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넓으며 톱니가 없음. 3월 중순부터 잎이 나오기 전에 하얀 꽃이 피기 시작하며 열매는 원통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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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향하는 마음 목련
하늘나라에 살던 어여쁜 공주가 먼 북쪽 바다의 해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공주는 해신이 보고싶은 마음에 하늘나라 궁궐을 몰래 빠져나와서는 해신을 찾아 헤맸습니다. 결국 공주는 천신만고 끝에 해신을 찾았지만 해신에게는 이미 아내가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안 공주는 끝내 바다에 빠져 죽었습니다. 이를 슬퍼한 해신은 공주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에게 약을 먹여 공주와 나란히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습니다. 하늘나라 신이 이들을 위하여 공주는 백목련으로, 해신의 아내는 자목련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고 합니다. 특히 백목력은 꽃잎이 모두 북쪽을 향하고 있어 북향화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해신을 그리는 공주의 마음이 북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목련이라는 이름은 나무에서 피는 연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꽃의 모양이 물에서 피는 수련, 연꽃과 무척이나 닮아서 꽃잎 하나하나가 마치 고운 옥돌로 조각해 놓은 것 같으며 향기 또한 은은하여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채 가시지도 않은 이른 봄. 잎이 돋아나는 것을 기다릴 새 없이 어른 주먹만한 흰 꽃을 성급히 피우는 고고한 목련의 모습에서 옛날 해신을 그리는 공주의 안타까운 마음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2. 무궁화
학명: Hibiscus syriacus
분류: 활엽수 > 아욱과 > 무궁화속 > 무궁화
특징: 나무 껍질은 회색,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달걀모양이며 간혹 셋으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가 있음. 꽃은 짧은 꽃자루가 있으며 지름 6~10cm로서 7월부터 9월까지 연한 보라빛으로 계속해서 피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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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우리 민족혼의 표상 무궁화
무궁화가 우리 민족의 꽃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현재 우리가 부르는 애국가 가사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이라는 구절이 들어가면서부터라고 합니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의 독립 운동가들은 무궁화를 민족을 대표하는 표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1933년 남궁억 선생의 무궁화를 통한 민족혼 고취 운동이 일제의 탄압을 받게 되면서 전국의 무궁화는 죄다 뽑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몰래 몰래 무궁화 묘목을 나누어 가졌으며 해방이 되자 정부는 자연스럽게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국기봉을 무궁화의 꽃봉오리 형상으로 만들고 정부와 국회의 상징을 무궁화 꽃으로 삼았습니다.
무궁화는 새벽에 꽃이 피었다가 오후가 되면 오므라들기 시작하고, 해질 무렵에는 꽃잎이 완전히 닫힙니다. 그리고 이틀 째가 되면 땅에 떨어지지만 서너 달 이상 날마다 새로운 꽃을 피우며 무궁무진한 우리 민족혼의 표상으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3. 산수유
학명: Cornus officinalis
분류: 활엽수 > 층층나무과 > 층층나무속 > 산수유
특징: 나무높이 7m, 지름 20~30cm에 이르며 나무 껍질은 얇은 종이처럼 벗겨짐. 잎은 마주나기하고 긴 타원형으로써 잎 표면에 광택이 있고 잎 뒷면 잎맥 사이에 갈색의 털이 있음. 꽃은 암수 한 나무로 이른 봄에 노랗게 피고 열매는 10월 쯤에 완전히 성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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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선홍색의 가을 산수유
산수유는 꽃이 지고 주위가 푸르러지면 잠시 잊게 되는 나무입니다. 그러다가 가을이 깊어지면 갸름한 오이씨처럼 생긴 예쁜 열매가 초록색에서 해맑은 선홍색으로 익게 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가을 하늘과 한 나무에 수천 개씩 달리는 붉은 열매를 가진 산수유가 가을의 정취를 돋굽니다. 특히 산수유 열매는 줄줄이 땅을 향해 매달려 있는 모양으로 유별나게 긴 귓불을 생각나게 합니다. 《삼국유사》에 실려있는 설화를 보면, 당나귀 귀를 가진 경문왕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경문왕은 왕위에 오르자 나귀의 귀와 같아졌는데, 왕비와 궁인들은 모두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문왕의 복두를 만드는 장인만은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인은 이 사실을 평생 말하지 않고 있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대나무 숲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습니다. 그 뒤로 바람이 불 때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소리가 났습니다. 왕은 그 소리가 듣기 싫어 대나무를 베어버리고 산수유를 심게 되었는데, 그 뒤 다만 '임금님 귀는 길다'는 소리만 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4. 진달래
학명: Rhododendron mucronulatum
분류: 활엽수 > 진달래과 > 진달래속 > 진달래
특징: 높이 2~3m정도로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긴 피침형이며 양면에 털이 드문드문 있어 약간 광택이 남. 꽃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고 3~6개로 꼭대기에 나며 붉은 자주빛으로 4월에 잎보다 먼저 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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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우리나라의 야산은 온통 붉은 진달래 꽃으로 뒤덮입니다. 그 붉음이 진하여 핏빛과도 비유되기도 합니다. 진달래는 다른 이름으로 두견화(杜鵑花)라고도 불리는데 진달래의 붉은 빛이 두견새가 밤을 꼬박 새우고 울어대어 피를 토한다는 전설이 유래된 것입니다. 두견새의 울음소리가 애닳게 들려 주로 사랑의 노래나 시에 단골로 등장합니다. 고려사에 보면 충렬왕 6년(1280년) 때, 왕이 궁전 뒤에 진달래꽃이 만발한 것을 보고 시 한 편을 짓고는 사신들로 하여금 화답하는 시를 지어 올리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렇듯 진달래는 옛 사람들도 진달래를 두고 많은 노래와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남부지방에서는 '참꽃'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고 합니다. 가난했던 시절 진달래가 필 즈음 닥치는 보릿고개 때,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픈 아이들이 이 진달래 꽃잎을 따먹고 허기를 달랬습니다. '먹을 수 있는 진짜 꽃'이란 의미로 참꽃이란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진달래는 철쭉과 그 모양과 색깔이 매우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철쭉의 꽃잎에는 독이 있어 먹어서는 안되는 꽃으로 진달래와 뚜렷이 구분되고 있습니다.
5. 배롱나무
학명: Lagerstroemia indica
분류: 활엽수 > 부처꽃과 > 배롱나무속 > 배롱나무
특징: 나무높이 5~6m에 이르며 나무 껍질이 전체적으로 희끗희끗함. 잎은 마주나기하며 꽃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고 7~9월에 피며 꽃잎은 6개로서 둥글며 주름이 많음. 열매는 삭과로 넓은 타원형이고 10월에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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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 아래 백일동안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
푸른 나뭇잎마저도 늘어져 버리는 한여름 뙤약볕. 여름꽃의 대명사 배롱나무 꽃은 비로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제멋대로 아무 곳에나 뿌리내리지 않고 고즈넉한 산사의 앞마당이나 이름난 정자 뒤뜰, 잘 가꾸어진 무덤 옆에서만 자라는 배롱나무.
처음 배롱나무는 먼저 핀 꽃이 지면 여럿으로 갈라진 꽃대 아래에서 꽃을 계속 피우는 특징 때문에 한 번 핀 꽃이 지지 않고 백일을 견딘다고 해서 '백일홍나무'로 불렸습니다.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처음 들어올 때 연보라색 꽃이 많아서 자줏빛을 띤 정묘한 꽃이라는 의미에서 자미화(紫微花)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당나라 때 양귀비와의 인연으로 더 유명한 현종이 중서성을 자미성이라고 불렀던 까닭도 그 건물 뜰에 있는 연보라빛 꽃이 피는 배롱나무가 너무 좋았거나, 중서성에 근무하는 관리들의 옷 색깔이 연보라였거나 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충청도 일부 지방에서는 배롱나무 줄기가 간지럼에 부끄러워 몸을 비비꼬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간지럼 나무'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가까운 일본에서는 껍질이 너무 매끄러워 나무타기의 명수인 원숭이도 떨어진다고 해서 '원숭이 미끄럼나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6. 쥐똥나무
학명: Ligustrum obtusifolium
분류: 활엽수 > 물푸레나무과 > 쥐똥나무속 > 쥐똥나무
특징: 전국에 걸쳐 자라는 낙엽활엽수 관목으로 나무높이 3m정도에 이르며 잎은 마주나기하며 긴 타원형이고 톱니가 없음. 꽃은 암수 한 나무로 5~6월에 흰 꽃이 뭉쳐 피며 짙은 향기가 오래도록 나며 열매는 10월에 검은빛으로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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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똥나무는 열매의 색깔이나 크기, 모양까지 쥐똥을 그대로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물망초, 에델바이스니 하는 서양 이름이나 물푸레나무, 수수꽃다리 같은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식물에 비교하면 격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한 번 들어두면 좀처럼 잊혀지지 않고 언제라도 이름이 잘 떠오릅니다.
자동차 매연에 찌들어버린 대도시의 도로와 소금기 머금은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바닷가에서도 거뜬히 버티므로 울타리로 심기에 가장 적합한 나무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쥐똥나무는 생명력이 강해 변덕스런 사람들의 취향을 잘도 맞춥니다. 그래서 가위질을 숱하게 해도 끊임없이 새싹을 내밉니다. 늦은 봄 새끼손톱 남짓한 새하얀 작은 꽃들이 녹색 잎사귀를 뒤덮는데 작은 종 모양의 꽃은 화려한 맛보다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면서 여름이 시작되는 것을 알립니다.
쥐똥나무에는 '백랍벌레'라 하여 언뜻 보아 초파리 비슷한 벌레가 기생합니다. 이 벌레의 애벌레가 가지 겉을 하얗게 뒤덮은 가루물질을 '백랍'이라 부릅니다. 이것으로 초를 만들면 다른 밀랍으로 만든 것보다 훨씬 밝을 뿐 아니라 촛농이 흘러내리지도 않습니다.
단풍이 아름답게 드는 나무
수종>>
1.은행나무
2.느티나무
3.단풍나무
1. 은행나무
학명: Ginkgo biloba
분류: 침엽수 > 은행나무과 > 은행나무속 > 은행나무
특징: 나무높이 60m이상, 지름 4~5m까지 크게 자라며 나무 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갈라짐.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는데 짧은 가지에서는 모여나기한 것처럼 보임. 꽃은 짧은 가지에 달리고 5월에 잎과 함께 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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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을 견디는 은행나무
은행나무가 지구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대략 2억 5천만 년 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고생대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번성하고 있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나무입니다. 낙엽송이나 벚나무가 기껏 수십 년이면 벌써 노인이 되어버리는 것과는 달리 은행나무는 천년을 넘기고도 여전히 그 위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20여 그루를 포함해 은행나무 거목 8백여 그루가 보호되고 있는데, 5백 살쯤 된 나무는 나이든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공자는 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쳤으며, 조상님들은 큰 은행나무 아래서 연회를 베풀었다고 합니다.
또한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을 의미하기도 해서 조선시대의 《산림경제》에서는 은행나무는 수컷과 암컷의 종자를 함께 심는 것이 좋고 그것도 연못에 심어야 한다고 쓰여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물 속에 비치는 그들의 그림자가 서로 혼인해 종자를 맺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은행나무는 서로 마주보면서도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하는 애틋한 사랑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2. 느티나무
학명: Zelkova serrata
분류: 활엽수 > 느릅나무과 > 느티나무속 > 느티나무
특징: 나무 높이는 20~30m로 자라며, 둘레는 너덧 아름은 보통으로 자람. 나무껍질은 숨구멍이 있고 매끄러우며 잎은 끝이 뾰족한 모양으로 어긋나기로 달림. 봄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꽃이 피며 작은 팥알 크기의 열매가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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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민들의 쉼터_ 느티나무
옛날 개를 매우 귀여워하는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따뜻한 봄날, 노인은 개를 데리고 읍내 장에 갔다 오면서 한 잔 마신 술기운에 그만 풀밭에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봄날의 마른 대지에 원인 모를 산불이 나게 되었습니다. 산불은 잠자고 있는 노인의 주위까지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불이 난 줄도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든 노인은 깨어날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노인의 개는 물웅덩이를 찾아서 몸에다 물을 묻혀서 잠자는 노인의 주위를 적시기 시작했습니다. 수십 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했던 것입니다. 노인이 잠에서 깨어나 보니 노인의 개는 지친 나머지 그만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노인은 자신의 목숨을 구한 개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정성껏 개의 시신을 묻어주고 짚고 있던 느티나무 지팡이를 그 위에 꽂았습니다. 후에 그 지팡이에서 잎이 돋아 커다란 나무로 자랐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전라북도 오수읍에 있는 한 느티나무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개의 무덤에서 자랐다하여 사람들은 개나무란 이름을 붙이고 지명도 개 오자를 써서 오수라고 했다고 합니다. 누구나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느티나무. 나무결이 아름답고 윤이 나며 잘 썩지 않고 가공하기도 쉬운 느티나무는 옛날부터 고급가구재, 기구재, 선박재, 조각재 등으로 실용적으로 쓰였습니다.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 느티나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
3. 단풍나무
학명: Acer palmatum
분류: 활엽수 > 단풍나무과 > 단풍나무속 > 단풍나무
특징: 나무높이 15m, 지름 80cm에 달하며 나무 껍질은 회갈색으로 넓음. 잎은 마주나기하고 크기 5~6cm로 원형에 가깝지만 손바닥 모양으로 5~7개로 깊게 갈라짐. 꽃은 잡성 또는 암수 한 나무로써 5월에 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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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하는 지켜주는 다정한 친구 단풍나무
가을 산봉우리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에 우리들의 가슴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산등성이를 형형색색 치장한 나무숲이 우리를 반겨주기 때문입니다.
산속에 포근히 안긴 단풍의 운치가 은은하게 풍기고 산을 오르는 길 굽이마다 자연의 냄새가 서려있습니다. 또한 단풍은 추운 겨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준비로 애지중지 키워온 몸체의 일부를 줄기와 잎자루 사이에 떨켜를 만들어 과감하게 잘라버립니다. 그만큼 냉정한 자연의 법칙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부터 단풍의 풍경을 감탄하는 문학작품들이많이 있어 왔습니다. 특히 김영랑의 대표시 중 '오매, 단풍 들 것네'란 유명한 시에서는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이 골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 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 것네."라며 단풍의 풍치와 설레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단풍나무는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는 용도로 끝나지 않고, 재질이 좋아 목재로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도 일부 사용되었으며 오늘날 체육관 바닥재, 악기재 등으로 널이 쓰이고 있는 칭찬받는 나무입니다.
사철 푸른 나무
수종>>
1.소나무
2.전나무
3.주목
4.향나무
5.사철나무
6.은사시나무
1. 소나무
학명: Pinus densiflora
분류: 침엽수 > 소나무과 > 소나무속 > 소나무류 > 소나무
특징: 나무높이 35m, 지름 1m에 달하며 잎은 2개씩 속생하며 잎 끝에 모여나기의 형태로 자람. 5월에 꽃이 피고 달걀모양의 원추형이며 이듬 해 9~10월에 황갈색으로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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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과 끝을 같이하는 인내심의 나무 소나무
소나무가 우리 강토에 자리잡은 것은 적어도 1만 년이 넘었습니다. 소나무는 어릴 때부터 햇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거진 숲 속에 종자가 떨어져도 살아남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바위투성이 땅이나 산사태로 휑하니 빈터가 되어버린 곳에 들어가 다른 나무들과 힘겨운 경쟁을 하면서 차츰 영토를 넓혀 나간 인내심 많은 나무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조상님들은 솔잎의 은은한 향기를 머금고 고개마루의 소나무 사이를 빠져 나온 삼복더위의 솔바람에 취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보면 소나무는 우리가 이 세상에 발 딛는 순간부터 같이 해 온 나무이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태를 자르고 세상에 태어났음을 알리는 첫울음과 함께 소나무 장작으로 데워진 따뜻한 물에 씻겨지는 것으로 인생을 시작합니다. 소나무로 지어진 집에서 소나무 장작으로 취사와 난방을 하면서 소나무로 만든 각종 기구를 사용하고 살다가 죽어서는 소나무로 만들어진 관에 들어가는 것으로 마지막을 맞이합니다. 또한 무덤 둘레에 소나무를 심어서는, 지금의 세상걱정 말고 편히 눈감으시라는후손들의 깊은 뜻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 전나무
학명: Abies holophylla
분류: 침엽수 > 소나무과 > 젓나무속 > 전나무(젓나무)
특징: 나무높이 20m, 지름 1m에 이르며 나무 껍질은 흑갈색이며 세로로 짧고 불규칙하게 갈라짐. 잎은 선형이고 길이 3~4cm, 나비 2mm정도로 끝이 뾰족하며 뒷면에 흰빛 기공조선이 있음. 4월 하순에 황록색의 꽃이 피며 10월경에 길이 10cm 정도의 원통형 솔방울이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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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그루가 모여 위용을 뽐내는 주목
전나무는 주로 추운지방에 자라면서도 늘씬한 긴 줄기로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칼날로 썬 듯이 정리되어 있는 바늘잎의 전나무는 그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기 겁이 날 정도로 자연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는 나무입니다. 또한 한 그루 씩 떨어져 살지 않고 수백 수천 그루씩 모여서 자라기 때문에 그 광활함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전나무숲은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 입구에 있는 전나무숲이라고 합니다. 절 앞의 계곡과 어울린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 전나무 숲을 지나면 부처님께로 향하는 마음이 절로 정갈하게 가다듬어지곤 합니다. 이렇게 이름난 큰절에서는 절을 지을 때 기둥감으로 쓰기 위해 전나무를 심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수다라장이나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전 기둥의 일부를 전나무 기둥이 받치고 서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해인사의 학사대에는 둘레가 세 아름은 족히 될 전나무가 자라는데, 신라 때 최치원이 지팡이를 꽂아두고 자취를 감춘 뒤에 움이 돋아서 오늘날에 이른 것이라고 전합니다.
3. 주목
학명: Taxus cuspidata
분류: 침엽수 > 주목과 > 주목속 > 주목
특징: 나무높이 17m, 지름 1m까지에 이르고 1년에 1mm가 채 자라지 않을 정도로 생장이 매우 느림. 잎은 선형으로 불규칙하게 두줄로 배열하고 끝이 갑자기 뽀족함. 꽃은 4월에 피며 9~10월에 둥글고 붉은 열매가 컵모양으로 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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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주목
나무껍질이 붉은 빛을 띠고 속살도 유달리 붉어 한자의 붉을 주(朱)를 써서 주목(朱木)이라는 이름이 붙은 나무입니다. 흔히 주목은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의 나무'라고 합니다. 수백년에서 천 년을 넘게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목재로 쓰인 뒤에도 잘 썩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목은 결이 곱고 붉은 색이 아르다우며 잘 썩지 않습니다. 그런 특성 때문에 관을 만드는데 많이 쓰였습니다. 흔하지도 않는 나무, 그것도 주로 높은 지대에서 자라는 주목을 굳이 베어다 관을 만드는 데 쓴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잘 썩지 않고 재질이 좋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주목의 붉은색이 잡귀를 내쫓고 영원한 내세를 상징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주목 껍질은 추출한 파클리탁셀이라는 성분은 항암 효과가 있는데, 미국 제약회사인 BMS사가 '택솔'이라는 항암제로 개발했습니다. 택솔은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차단하는 효험이 있어 다른 치료제와 함께 사용해 말기 암 환자를 완치했다는 보고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4. 향나무
학명: Juniperus chinensis
분류: 침엽수 > 측백나무과 > 향나무속 > 향나무
특징: 나무높이 10m, 지름 50~60cm에 이르고 전국에 자생. 나무 껍질은 적갈색이고 세로로 길게 갈라짐. 잎은 1cm가 채 안되는 짧고 끝이 날카로운 침엽이며 꽃은 4월에 피고 이듬 해 10월에 열매가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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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
향을 풍기는 여러가지 식물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나무가 향나무입니다. 다른 나무보다 좋은 향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으면서, 잘라 놓은 다음에도 금세 향기가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내뿜어주기 때문입니다. 향나무의 향내는 나쁜 생각을 없애고 정신을 맑게 함으로써 천지신명과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모든 제사 의식 때 제일 먼저 향불을 피웠습니다. 도 심신을 수양하기 위해 거처하는 방 안에 향불을 피우기도 합니다. 향료 외에도 고급 조각재, 가구재, 불상 등 특수 목적에 두루 쓰입니다.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이 고려 태조 18년 11월에 개경으로 항복하러 가는 행차를 기술한 《삼국사기》를 보면 향나무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신라왕이 백관을 거느리고 왕도를 출발하였는데 백성들이 다 그를 따라 나섰다. 이 때에 향나무로 꾸민 수레와 구슬로 장식한 말이 30리에 뻗쳐 길을 메웠고 구경꾼들이 담벼락처럼 늘어섰다"고 합니다. 신라의 천년 역사를 통째로 넘기러 가는 부끄러운 행차가 이처럼 호화스러웠으니, 신라가 망하게 된 원인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사철나무
학명: Euonymus japonica
분류: 활엽수 > 노박덩굴과 > 사철나무속 > 사철나무
특징: 높이 3m까지가 보통이나 때로는 직경10cm, 높이 4~5m로 자라며 잎은 마주나기하고 길이 3~7cm, 너비 3~4cm의 긴 타원형으로 윤기가 있고 짙은 초록빛을 띰. 6~7월에 녹백색 꽃이 피며 열매는 지름 8 ~9mm로서 둥글고 10월에 엷은 홍색으로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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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늘 푸른 마음의 고향 사철나무
사철나무는 아주 추운 곳이 아니면 늘 우리 곁에 있는 흔한 나무입니다. 마른 땅, 진 땅 가리지 않고 조그마한 틈만 있으면 군소리 없이 자랍니다. 사철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잎을 달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기는 하지만, 사철 푸른 잎을 달고 있다고 해도 한 번 돋은 잎을 그대로 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꺼번에 모두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조금씩 잎을 갈아가며 살기 때문에 눈치채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시사철 푸르게만 보이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전통 양반 가옥의 안채에는 외간 남자와 얼굴을 바로 대할 수 없도록 만들어 두는 나지막한 담이 있는데, 이 때에도 흔히 돌담보다 사철나무로 생울타리를 만듭니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가옥구조는 남향으로 자리 잡는데, 이렇게 하면 사철나무가 햇빛 때문에 들어오는 손님에게는 안채가 잘 보이지 않으나 반대로 안채에서는 바깥 손님을 잘 살필 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또 전통혼례식에서 신랑과 신부가 서로 절할 때 마주보는 교배상에는 떡, 과일, 곡물과 함께 늘 푸른 대나무나 사철나무를 놓아 변치 않는 사랑을 강조했습니다. 요즘은 일 년 내내 푸르름을 유지하면서도 대기 오염에 강해 삭막한 도회의 풍경을 부드럽게 바꾸어주는 나무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6. 은사시나무
학명: Populus alba x P. glandulosa
분류: 활엽수 > 버드나무과 > 사시나무속 > 은사시나무(현사시나무)
특징: 낙엽활엽수 교목으로 나무높이 20m, 지름 80cm에 이르며 줄기 색깔은 푸르스름한 흰빛으로 오랫동안 갈라지지 않고 매끄러움.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 꽃은 암수 한 나무 또는 암수 딴 나무로써 4월에 피어 5월에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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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에 있는 아름드리 두 그루 은사시나무
겁을 먹었거나 추위 때문에 부들부들 떨면 사람들은 사시나무 떨 듯이 떤다고 합니다. 왜일까? 사시나무속에 속하는 수종들은 잎자루가 매우 길므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잎이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마치 떨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의 민요에는 나무 이름에 빗대어 '덜덜 떨어 사시나무, 바람 솔솔 소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죽어도 살구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하느님께 빌어 비자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그렇다고 치자 치자나무, 거짓없다 참나무' 등 재미있는 표현들을 쓰고 있습니다.
은사시나무의 또 다른 이름에는 '황철나무'라는 이름이 있는데, 같은 나무를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엔 어감이 사뭇 다릅니다. 왜냐하면 '황철나무'라는 이름은 봄에 싹이 날 때 유난히 황록색이 강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들 때도 황갈색에서 갈색으로 변하는 특성 때문에 붙여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창경궁에 아름드리 황철나무 두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무는 조선말기에 그려진 <동궐도>에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일본인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창경궁을 꾸밀 때 심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해에 강한 나무
수종>>
1.물푸레나무
2.오리나무
3.양버즘나무
4.자작나무
5.참나무
1. 물푸레나무
학명: Fraxinus rhynchophylla
분류: 활엽수 > 물푸레나무과 > 물푸레나무속 > 물푸레나무
특징: 잎은 마주나기하고 표면은 초록빛으로 털이 없고 뒷면은 회록색이며 털이 있음. 꽃은 암수 딴 나무이나 때로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으며 5월에 새 가지 끝에서 핌. 열매는 길이 2~3cm로써 9월에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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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푸르게 하는 물푸레나무
물푸레는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란 뜻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실제로 가지를 꺾어 하얀 종이컵에 맑은 물을 받다 담궈 보면 연한 파란빛이 우러납니다. 그래서 한자어로는 수청목(水靑木), 혹은 수정목(水精木)으로도 불렸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물푸레나무 껍질을 눈병 약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며 나무가 질기고 휨이 좋아 도리깨 등의 농기구나 죄인을 심문할 때에도 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강희맹이라는 사람은 임금께 "지금 사용하는 몽둥이는 그 크기가 너무 작아 죄인이 참으면서 조금도 사실을 자백하지 않으니 이제부터 버드나무 가죽나무 말고 물푸레나무만 사용하게 하소서"라는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오는 산간지방에서는 물푸레나무로 설피를 만들어 신었으며 오늘날 운동기구를 만드는 나무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물푸레나무로 만든 야구 방망이가 날린 통쾌한 홈런 한 방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2. 오리나무
학명: Alnus japonica
분류: 활엽수 > 자작나무과 > 오리나무속 > 오리나무
특징: 나무높이 20m, 지름 70cm까지 이르며 잎은 양면에 광택이 있는 긴 타원형으로 뒷면 잎맥 겨드랑이에 적갈색 털이 있음. 꽃은 암수 한 나무로 이삭은 10월에 성숙되고 열매는 편평하고 넓은 타원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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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5리 마다 심어져 있는 오리나무
옛날 두메 산골짝에도 있고 산대가 쉬어 넘어가는 고갯마루에도 있던,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자라던 바로 오리나무입니다. 오리나무는 옛날 사람들이 거리를 나타내는 표시로 '5리마다 심어'서 오리목이란 이름이 생겼을 정도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였습니다.
오리나무는 비오는 날 신는 나막신을 만드는 데 널리 이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신을 만드는 재료로 소나무도 많이 쓰였지만 오리나무가 더 제격이라고 합니다. 또한 탈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꼽는 하회탈은 꼭 오리나무로 만들었습니다.
그 외에 또 다른 큰 쓰임새는 여러가지 색의 물을 들이는 데 쓰이는 것입니다. 껍질이나 열매를 삶아서 물을 우려내고 약제를 달리하기도 하면서 붉은 색에서 진한 갈색까지 그 색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근세로 넘어와서는 오리나무 숯으로 화약을 만들거나 그림 그리는 재료로도 쓰였답니다.
3. 양버즘나무
학명: Platanus occidentalis
분류: 활엽수 > 버즘나무과 > 버즘나무속 > 양버즘나무
특징: 나무높이2~30m, 지름 1m까지 자라며 암갈색으로 된 나무 껍질은 세로로 갈라져 떨어져서 얼룩무늬 형성. 잎은 손바닥 넓이만큼이나 크며 꽃은 암수 한 나무로 5월에 피며 수꽃은 잎 겨드랑이에 나는 꽃차례에 달리고 암꽃은 꼭대기에 나는 꽃차례에 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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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빌딩숲을 지켜주는 양버즘나무
'플라타너스'라 불리는 양버즘나무는 사실 가로수로 심기 위해 미국에서 수입한 나무입니다. 그래서 '플라타너스'라는 외래어가 자칫 낯설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자동차 매연에도 아랑곳없이 잘 자라며 넓은 잎이 한여름 따가운 햇빛을 가려주는데 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어린아이들이 머리를 박박 깎고 다녔던 때, 영양이 부족하던 시절이라 어린아이들의 얼굴은 흔히 마른 버짐(버짐)이 생겨 얼룩덜룩했다고 합니다. 마치 그 모습이 버즘나무 껍질이 벗겨지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버즘나무'입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나무 이름에 지저분한 피부병을 상징하는 이름을 붙였냐고 불평합니다. 차라리 속명 그대로 플라타너스가 오히려 낫다고 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북한에서는 나무 껍질을 본 것이 아니라 동그란 열매의 특징을 살려 '방울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려집니다. 플라타너스라는 외래어보다는 예쁜 우리말을 되살려 '방울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요? 도로 양쪽으로 심겨져 넓은 잎사귀로 도시민들의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는 플라타너스의모습이 더욱 정감어리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4. 자작나무
학명: Betula platyphylla var. japonica
분류: 활엽수 > 자작나무과 > 자작나무속 > 자작나무
특징: 나무높이 20m에 이르며 나무 껍질은 흰빛으로 얇은 종이처럼 벗겨짐. 잎은 삼각상 달걀모양이고 꽃은 4~5월에 피며 암꽃은 위로 서고 수꽃은 이삭모양으로 아래로 처짐. 열매는 9월에 익으며 아래로 처져 달리고 열매의 날개가 종자의 폭보다 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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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쓸모도 많은 미인나무
하늘을 날던 천사가 차디찬 겨울 산 속에서 자라는 나무 한 그루를 불쌍히 여겨 흰 날개로 나무 등걸을 칭칭 싸매 준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흰 나무껍질이 자작나무의 자랑이자 매력입니다. 그래서 '미인나무'라는 이름이 전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흰나무 껍질은 얇은 종이를 여러 겹 붙여 놓은 것처럼 차곡차곡 붙어 있으며, 한 장 한 장이 매끄럽고 잘 벗겨지므로 종이를 대신해 불경을 새기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또 여기에는 '큐틴(Cutin)'이라는 방부제(밀랍)가 다른나무보다 많이 들어 있어 잘 썩지 않고 곰팡이도 잘 피지 않습니다. 경주의 유명한 고분인 천마총에서는 말다래(말안장에 늘어뜨려 진흙이 말에 튀는 것을 막는 장식품)가 출토되었는데, 천마가 그려진 그 말다래의 주재료가 자작나무 껍질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은 불을 붙이면 잘 붙고 오래가므로 촛불이나 호롱불 대신에 불을 밝히는 재료로도 애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작나무란 이름도 껍질이 탈 때 "자작자작"하는 소리가 나는 데서 따왔다고 합니다.
5. 참나무
학명: Oak, Quercus
분류: 활엽수 > 참나무과 > 참나무속 > 참나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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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우리 산에는 참나무가 흔히 자랐고 여러 가지 쓰임새가 많아 선조들은 '진짜나무'란 뜻으로 참나무란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식물학적으로 참나무란 나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목도감을 아무리 뒤져도 참나무과, 참나무속이란 말은 있어도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참나무는 찾을 수 없습니다. 보통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등 다음 6종의 나무를 합쳐서 편의상 그냥 '참나무'라고 부를 뿐입니다.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는 배고픔을 달래주는 귀중한 식물로써 각광을 받아왔는데, 봄 가뭄이 들기 쉬운 5월 무렵에 꽃이 피어 서로 교배합니다. 햇빛이 쨍쨍한 맑은 날이 계속 되면 수정이 잘 되고 가을에 도토리 풍년이 드는 것입니다. 반대로 교배시기에 비가 자주 오면 벼농사는 풍년이 들어도 도토리는 흉작입니다. 굶어 죽으라는 법은 없는 것인지, 쌀이 모자라면 도토리를 먹으라는 하느님의 섭리인 듯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보면 "중종 12년 황해도에 참나무가 많이 있는데 흉년에 아주 요긴하니, 지방 관서마다 이삼백 석을 저장하되 따로 창고를 만들어서 흉년에 대비하게 하소서"라는 대목도 있습니다.
그늘이 좋은 나무
수종>>
1.팽나무
2.느릅나무
3.능수버들
4.박달나무
5.오동나무
6.음나무
1. 팽나무
학명: Celtis sinensis
분류: 활엽수 > 느릅나무과> 팽나무속 > 팽나무
특징: 지름 1m에 이르고 나무 껍질은 흑갈색이고 어린 가지에는 잔털이 촘촘함.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2열로 나며 긴 타원형이고 짧은 예첨두로 잎의 상반부에 둔한 톱니가 있음.꽃은 5월에 피고 원형으로써 지름 7~8mm이고 10월에 적갈색으로 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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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팽나무일까? 팽나무 열매는 가운데에 단단한 핵이 있고, 그 핵 주위를 약간 달콤한 육질을 싸고 있어서 배고픈 옛 시골아이들의 좋은 간식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초여름 작은 대나무 대롱의 아래와 위에 이 초록색 팽나무 열매를 한 알씩 밀어 놓고 위에 대나무 꼬챙이를 꽂아 오른손으로 탁 치면 아래쪽의 팽나무 열매는 멀리 날아가게 됩니다. 이것을 팽총이라고 했는데, 이 때 "팽~"하고 열매 날아가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팽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팽나무에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속담이 유래되고 있습니다. 기원 전 3세기경 진나라가 망하고 새 왕조가 들어서면서 항우, 유방, 한신의 권력 투쟁 과정에서 생겨난 말로, 날쌘 토끼를 잡고 나면 부리던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중국의 고사성어입니다. 이것은 정치현실과도 맞아 떨어져 권력에서 밀려나기만 하면 흔히 '팽당했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토사구팽의 '팽(烹)'이나, 둘 다 멀리 날아가 버리는 속성을 지는 것이 닮아 내려오는 속담입니다.
2. 느릅나무
학명: Ulmus davidiana var japonica
분류: 활엽수 > 느릅나무과 > 팽나무속 > 팽나무
특징: 나무높이 15m, 지름 70cm에 달하며 나무 껍질은 세로로 길게 갈라짐.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표면은 거칠고 뒷면 잎맥 위에 털이 있음. 열매는 거꾸로 세운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으로 중앙부에 종자가 들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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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만큼 용도가 다양한 느릅나무
느릅나무는 '느름'나무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느름이란 힘없이 늘어진다는 '느른히'에서 온 말로 껍질을 벗겨서 물을 조금 붓고 짓이겨 보면 끈적끈적한 풀처럼 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이름을 붙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때에는 흉년에 대비해 백성들이 평소에 비축해 둘 것으로 솔잎과 함께 느릅나무 껍질을 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음력 2월에 느릅나무 뿌리의 속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린 것을 유근피라고 합니다. 《동의보감》에는 유근피의 효능을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위장의 열을 없애며, 부은 것을 가라앉히고 불면증을 낫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나무껍질은 유백피라 해서 약재로 쓰일 뿐만 아니라 배고픔을 달래주기도 하였습니다.
조선왕실에서는 입춘에서 동짓날 까지 계절별로 묵은 불을 없애고 나무를 맞비벼 새불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새 불씨를 대나무 통에 담아 팔도의 감영에 내려보냈습니다. 특히 느릅나무는 봄에 버드나무와 함께 불을 취해 쓰였다고 합니다.
3. 능수버들
학명: Salix pseudolasiogyne
분류: 활엽수 > 버드나무과 > 버드나무속 > 능수버들
특징: 나무높이 20m, 지름 80cm까지 자라며 나무 껍질은 흑갈색으로 세로로 깊게 갈라지며, 밑으로 길게 늘어지는 작은 가지는 적갈색. 잎의 양면에는 털이 없고, 뒷면은 흰빛. 꽃은 암수 딴 나무로 4월에 잎과 함께 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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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멋에 겨워 춤을 추는 능수버들
옛날 한 홀아비가 '능소'라는 어린 딸과 가난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변방의 군사로 뽑혀 가는 길에 천안 삼거리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더 이상 어린 딸을 데리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주막에 딸을 맡겨놓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버드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은 뒤 어린 딸에게 말했습니다.
"이 나무에 잎이 피거든 다시 이곳에서 너와 내가 만나게 될 것이다."
훗날 어린딸은 곱게 자라 행실이 얌전한 처녀로 자라게 되었습니다. 마침 과거를 보러 가던 전라도 선비 박현수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선비는 장원급제하여 삼남어사가 되었고 임지로 내려가다 이곳에서 능소와 다시 상봉하자 '천안삼거리 흥, 능소야 버들은 흥'이라 노래하며 춤추며 기뻐하였습니다. 게다가 변방에 군사로 나갔던 아버지도 돌아와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버드나무가 많은 것은 부녀가 헤어질 때 꽂았던 지팡이가 자라서 퍼졌기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능수버들은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는 것 뿐만 아니라 활쏘기의 표적나무가 되기고 했습니다. 최고의 명궁들이 모여 왕이 참석한 가운데 늘어진 능수버들의 잎을 맞히는 것으로 우열을 가렸다고 합니다. 사실 능수버들 잎을 화살로 맞힌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정확하게 맞히라는 의미였다고 합니다.
4. 박달나무
학명: Betula schmidtii
분류: 활엽수 > 자작나무과 > 자작나무속 > 박달나무
특징: 나무높이 30m, 지름 1m가 이르며 잎은 달걀모양으로 밑은 둥글고 끝은 뾰족하며 잔톱니가 있음. 잎 뒷면을 손으로 만지면 선점 때문에 약간 끈적끈적한 맛이 있고, 암꽃은 위로 서서 피며 수꽃은 내려 숙여서 5~6월에 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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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오랜 세월을 지켜준 단단한 나무 박달나무
옛날 경상도에 살던 젊은 선비 박달이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길에 어느 한 농가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박달은 이 집에 살던 금봉이라는 처녀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그만 그 집에 주저앉아 버리게 되었습니다. 박달은 세월이 지나면서 그래도 과거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금봉과 장래를 기약한 채 한양으로 다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굳은 결심에도 불구하고 박달은 과거에 낙방하게 되었고, 면목 없이 금봉이에게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한편, 과거에 급제하여 자신을 데리러 오기만을 기다리던 금봉이는 그가 떠나간 고갯길을 오르내리며 박달의 이름을 부르다가 결국 상사병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금봉이의 장례를 치른 뒤 사흘 째 되던 날 낙방거사 된 박달이 풀이 죽어 돌아왔습니다. 박달은 금봉의 죽음을 알게 되었고 그 슬픔으로 목메어 울던 어느날 그의 눈에 너울너울 춤을 추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금봉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금봉이의 이름을 부르며 쫓아간 박달이 아슬아슬하게 금봉이를 잡는 순간, 그만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박달이 죽은 고개라 하여 박달재가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져 오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충북 백운면의 천등산 박달재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박달나무는 우리 나라 어디에서든 잘 자라 그 이름이 들어간 지명도 아주 흔하다고 합니다. 그 만큼 먼 옛날부터 우리의 오랜 세월 동안 지켜준 단단한 나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오동나무
학명: Paulownia coreana
분류: 활엽수 > 현삼과 > 오동나무속 > 오동나무
특징: 나무높이 15~20m, 지름 80cm까지 이르며 잎은 마주나기하고 매우 커서 길이 15~20cm, 너비 10~30cm정도나 되며 뒷면에 갈색 털이 있음. 꽃은 5~6월에 가지 끝에 모여 흰색 또는 자주색으로 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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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손손 소중하게 물려받은 오동나무
옛 조상들은 붉게 물드는 단풍을 보고 가을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오동잎에 두둑두둑 떨어지는 가을비 소리를 듣고 가버리는 한 해를 아쉬워 했다고 합니다. 오동나무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특산 나무로 코리아나라는 명칭이 나무이름에 포함되어 습니다. 게다가 습기를 적게 빨아들이고 잘 썩지 않으며 불에 타지 않는 성질 때문에 문갑, 소반, 목침 등 생활용품을 만드는 데 주로 쓰였습니다. 특히 악기를 만들 때 오동나무를 쓰면 다른 나무들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상들은 이 오동나무를 무척 아꼈다고 합니다.
특히 조선시대 성종은 오동나무를 악기와 군사 병기에 긴요하게 쓰이므로 널리 심을 것을 권장했습니다. 그 중 어느 마을 현감이 거문고를 만들기 위해 향교의 오동나무를 베었는데, 이를 계기를 관직에서 물러났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6. 음나무
학명: Kalopanax pictus
분류: 활엽수 > 두릅나무과 > 음나무속 > 음나무
특징: 나무높이 25m, 지름 1m에 이르는 큰 나무이며 나무 껍질은 흑갈색으로 불규칙하게 길이 방향으로 갈라짐.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길이와 너비가 각각 10~20cm에 이르며 꽃은 암수 한 나무이고 황록색으로 7~8월에 새 가지 끝에 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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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나무 혹은 엄나무 둘 다 같이 불리는 이 나무는 가시가 날카롭게 달린 모양새가 엄(嚴)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음나무는 이 위압적인 가시와 함께 오리발처럼 생긴 커다란 잎이 특징입니다. 옛 우리의 선조들은 흔히 가시가 듬성듬성한 음나무 가지를 문설주 위에 가로로 걸쳐 놓은 관습이 있습니다. 이는 잡귀의 들락거림을 막기 위함인데 귀신도 도포를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여 음나무의 가시에 도포자락이 걸려서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것입니다.
음나무 목재는 황갈색을 띠며 가느다란 줄무늬가 있어서 더 고급스럽습니다. 박달나무처럼 단단하지도, 또 오동나무처럼 너무 무르지도 않아 강도가 적당한 데다가 아름다운 무늬까지 있어서 가구재나 조각재로 널리 쓰입니다. 특히 '금슬이 좋다'고 할 때의 슬(瑟)이란 악기는 앞판은 오동나무, 뒤판은 음나무로 만들어 25줄을 매어서 탔습니다.
봄의 따사로움이 대지에 퍼질 즈음, 음나무 새순은 두릅과 함께 봄나물의 왕자로 여겨집니다. 물에 살짝 데친 새순을 빨간 초고추장에 찍어 한 입에 넣어보면, 풋풋하고 쌉쌀한 맛이 봄의 정취를 한껏 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