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태나무
중부 이남의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키 5~6m정도 자라는 작은 활엽수다. 감태나무는 녹나무과라는 아열대에 주로 자라는 집안인데, 비목, 생강나무 등 형제들과 함께 북으로 생활영역을 조금 넓힌 나무다. 줄기는 직립하지만 많은 가지가 올라오며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매끈하다. 잎은 타원형으로 표면은 윤기가 있다. 긴 타원형의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으며 단정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여름날의 감태나무는 이렇게 별 특징이 없어 숲에 묻히면 찾아내기도 어렵다. 그러나 감태나무가 눈에 잘 띄는 것은 겨울이다. 가을이면 황갈색의 단풍이 드는데, 보통의 낙엽수 나뭇잎이 스산한 초겨울 바람에 맥없이 떨어져 버리지만 감태나무 단풍은 대부분 그대로 붙어 있다. 겨울을 지나면서 단풍의 색깔은 조금 옅어지기는 해도 그대로 나무에 달린 채로 넘기고 다음해 새싹이 나올 때나 되어야 비로소 땅에 떨어진다. 제주도 등 일부 지방에서는 감태나무의 다른 이름이 백동백나무다. 아마 잎이 얼핏 보아 동백나무를 닮았으나 색이 바래 겨울을 나고, 수피가 회갈색인 닮은 점도 있어서 이렇게 부르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단풍을 오래 달고 있는 이유는 녹나무과 식물의 대부분이 상록수라서 조상의 유전자대로 잎자루와 가지 사이에 떨켜가 잘 생기지 않는데서 원인을 찾는 주장도 있다. 참나무 종류도 봄까지 단풍을 달고 있는 경우를 만나지만 감태나무 만큼 거의 모든 잎을 달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모성애가 강한나무라는 이야기도 한다. 상술이 띄어난 일부 일본인들은 입시철에 이 나무의 표본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떨어지지 말고 꼭 합격하란 의미란다.
감태나무의 잎이나 어린 가지를 찢으면 향기가 난다. 진하지는 않지만 냄새가 바다에서 나는 감태 냄새와 닮았다. 자라는 곳도 남해안 바다 가까운 곳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감태나무의 이름 유래는 해초 감태에서 온 것으로 짐작한다. 봄날 먹거리가 모자라면 감태나무 새잎을 따다가 말린 다음 가루를 만들어 밥이나 떡에 섞어서 양을 늘려 먹기도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감태나무 잎이 약제로 소개되기도 하나, 옛 기록에는 전혀 찾을 수 없다.
암수 다른 나무이며 꽃은 4월 중순경 잎과 함께 작은 우산모양 꽃차례를 만들어 핀다. 연한 황록색이며 꽃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가을에 콩알 굵기의 새까만 열매는 윤기가 있어서 마치 흑진주를 연상할 만큼 예쁘다. 봄까지 남아있는 독특한 단풍 특성을 살려 흔히 조경수로 심는다.
녹나무과 (학명)Lindera glauca (영명)Grayblue Spicebush (일명)ヤマコウバシ (중명)牛筋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