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보은군 회인면 용곡 3리, 통칭 쇠목골에 자라며 마을에서 산 속으로 난 차한대가 간신히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길과 5m쯤 떨어져 있다. 고욤나무는 일반적으로 외줄기로 높이 자라는 것이 특징이지만 이 고욤나무는 높이 2m에서 6개의 굵은 가지로 갈라져 나무의 전체 모양은 둥그스름한 타원형을 이룬다. 자람 과정 중에 어떤 이유로 줄기가 절단되어 새싹(맹아)이 자라나와 지금의 모습이 된 것으로 짐작된다. 생장상태는 대체로 좋으나 남쪽 가지 하나는 거의 죽어 있고 수관의 위 부분에 죽은 가지가 가끔 눈에 띤다. 동쪽 1.5m쯤 떨어져서는 가슴둘레 87cm의 줄기가 곧은 다른 고욤나무하나가 같이 자란다. 주민들의 말로는 꽃은 피지만 열매는 달리지 않는다고 한다. 노쇠한 탓으로 보인다.
10m쯤 아래에는 현월암(玄月庵)이란 현액이 걸린 가건물 형태의 조립식 일(一)자 건물이 있다. 고욤나무 주변에는 특별히 생장에 지장을 줄만한 나무는 보이지 않고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비목 등이 상층목으로 자라며 찔레가 수관아래는 널리 뻗어 있고 기타 복분자딸기, 산딸기등이 얽혀있다.
나무의 굵기는 가슴둘레 283cm정도이고, 키는 18.0m에 이른다. 가지 퍼짐은 동서, 남북 모두 22m정도이다. 나이는 대체로 300년 정도로 추정된다.
특별히 알려진 전설은 없다. 그러나 고욤나무 바로 앞에는 돌무더기가 쌓여 있고 옛날 청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 나무가 자라는 것으로 보아 성황목으로 나무가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의 용곡리 우래실은 약 300년 전부터 경주김씨 집성촌 이었었고 이 고욤나무는 마을의 당산목으로 보존되어 왔다고 전해진다. 요즈음에도 음력 정월보름에는 무속인들이 나무를 찾아 와서 신내림굿을 한다고 한다.
고욤나무는 감나무를 접붙임 할 때 밑나무로 흔히 쓰이는 나무다. ‘고욤 일흔이 감하나만 못하다’는 우리 속담에 등장할 만큼 옛 우리 선조들과도 친숙한 나무다. 그러나 감보다 못한 나무라는 인식 때문에 따로 보호되어 고목이 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천연기념물 514호 영덕 도천리 도천 숲에는 이 고욤나무와 굵기가 거의 비슷하나 줄기가 갈라지지 않고 곧게 올라간 큰 고욤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천연기념물 제518호,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곡리 산97, GPS 좌표 : N 36°28′06.5″, E 127°34′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