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과 섬 지방에서 시작하여 동쪽으로는 강릉, 서쪽은 경기도까지 남한의 바다를 끼고 대체로 십여 리 남짓한 사이에 벨트 모양으로 자란다. 그러나 그 강인한 생명력은 본래 소나무의 생활터전인 내륙 깊숙이 까지도 들어가 당당히 경쟁하고 있어서 해송이라는 그의 별명이 무색해 지는 경우도 흔하다. 일본 남부와 중국의 일부에도 분포하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바닷가에 자란다. 그러나 옛 문헌에 나오는 해송은 지금의 곰솔이 아니라 잣나무를 말한다. 신라 때 당나라로 유학 가는 학생들이 학비에 보태 쓸 목적으로 가져간 잣을 두고 중국인들은 바다 건너에서 왔다는 의미로 해송자(海松子)라 한 것이다. 같은 나무를 두고 곰솔과 해송이란 이름은 거의 같은 빈도로 쓰인다. 소나무의 줄기가 붉은 것과는 달리 해송은 새까만 껍질을 가지므로 흑송(黑松)이라 하였는데, 순수 우리말로 검솔이라 하다가 곰솔이 되었다. 자라는 곳으로 보아서는 내륙에도 흔히 자라므로 해송보다는 곰솔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소나무와 곰솔은 유전적으로 아주 가까운 사이다. 그래서 흔히 소나무종류를 이야기 할 때 이 둘을 묶어서 한 다발에 바늘잎이 둘씩 붙어 있다고 이엽송(二葉松), 나무의 성질이 단단하다하여 경송(硬松)이라 부른다. 여러 가지 비슷한 면도 있으나 따져보면 자기 개성이 비교적 명확하여 둘을 구분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곰솔의 껍질은 강렬한 자외선에 타 버린 듯 까맣게 보인다. 또 바늘잎은 너무 억세어 손바닥으로 눌러보면 찔릴 정도로 딱딱하고 새순이 나올 때는 회갈색이 된다. 반면에 소나무는 아름다운 붉은 피부를 갖고 잎이 보드라우며 새순은 적갈색이다. 이런 특성을 두고 곰솔은 남성적이고 소나무는 여성적이라고 말한다. 꽃가루를 받아 교배를 시키면 두 나무의 중간쯤 되는 ‘중곰솔’이란튀기가 생긴다. 자연상태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양부모의 좋은 점을 물려받아 더 빨리 자라고 더 곧게 되는 성질을 갖기도 한다. 물론 못된 점만 닮은 망나니도 태어나는 것은 동물의 세계나 마찬가지다. 곰솔은 어릴 때 생장이 대단히 빨라서 소나무를 능가하지만 나이를 먹어 가면 추월 당하고 만다. 또 나무의 성질은 소나무 보다 못하나 곧게 자라는 경향이 있어서 남부지방의 바닷가에는 심을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곰솔은 제주시 아라동의 천연기념물 160호이며, 그 외 익산 신작리의 188호, 부산 수영동의 353호, 전주 삼천동의 355호 곰솔 등이 역시 보호받고 있다. 상록침엽수 교목으로 수고 20m이상, 직경 1m까지 크며 꽃은 일가화로 5월에 피며 열매는 이듬 해 9월에 익는다. 소나무와 비슷하나 수피가 검고 겨울눈이 회백색이며 잎이 훨씬 억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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