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97.3Mhz / 월~금 오전 06:25-07:55)
*진행자: 홍지명 앵커
*방송일: 2011년 5월 10일 (화요일) 생방송
*인터뷰 시간: 오전 7시 30분 경 시작~ 7시 43분까지 (약 13분 정도)
*담당PD : 김은비 (H.P. 010-5151-3028)
# 초점3 - 팔만대장경의 의미와 그 속의 과학
경남 합천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은 고려 때 불경을 집대성한 것으로, 고려시대 인쇄술의 발전을 그대로 보여주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입니다.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교문화의 정수로 일컬어지는 팔만대장경에 숨겨진 과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나무학자이신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이신 박상진 교수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은 온전하게 현존하는 세계 최대, 최고의 목판본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보존이 잘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봐야할까요?
나무라는 재료는 수분관리만 잘하면 수천 년을 버틸 수 있다. 목판이 항상 적절하게 수분을 가질 수 있게 과학적으로 설계한 건물을 짓고 통기성을 고려한 배치를 하였다. 아울러서 760년 동안 끊임없이 사후 관리를 잘 하였기 때문이다.
1-1.해인사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진지는 대략 얼마나 됐습니까?
고려 고종 38년인 1251년에 완성하였으니 올해로써 꼭 760년이 된 셈이다.
2.팔만대장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기도 했는데요. 지정은 언제 된 것이고, 또 높이 평가받은 부분은 무엇인지 설명부탁드립니다.
유네스코에서는 1995년 우리나라의 석굴암.종묘와 함께 목판을 보관한 대장경 판전 건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2007년 팔만대장경 자체를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다. 세계최대규모의 목판본으로서 문화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3.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진 과정은 어땠습니까? 상당히 복잡했을 것 같은데요. (과정을 간단히 말씀해주시고, 자세한 부분은 아래 질문들에서 다루겠습니다)
나무를 고르고 베고 켜서 운반해 와서 말리고 글자 새기는 굉장히 많은 과정을 거친다. 어느 한 단계라도 잘못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어려운 공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4.팔만대장경에 쓰인 나무는 어떤 나무입니까? 일반적인 나무와 달리 특별한 점이 있는지요?
지금까지 자작나무로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는 산벚나무가 가장 많고 다음이 돌배나무 등이며 자작나무는 전혀 들어 있지 않다. 이렇게 잘못 알려진 이유는 옛사람들이 자작나무와 산벚나무의 표기를 꼭 같이 <자작나무 樺>로 표기한 탓이다.
산벚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봄날 산에서 예쁜 벚꽃을 피워서 금방 눈에 띄는 흔한 나무이다. 재질이 고르고 글자 새기기에 적당한 강도를 가지며 쉽게 찾을 수 있어서다.
4-1.고려시대에는 몽고와 전쟁도 많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8만개의 경판을 만들 정도의 대량의 나무는 어디에서 구했을까요?
팔만대장경 목판의 무게는 28만kg, 실제 벌채한 나무는 적어도 몇 배가 된다. 부피로 따져 적어도 1백만 입방미터는 되었을 터이다. 이렇게 많은 나무를 한 곳에서 밸 수는 없다. 여러 곳에서 조금씩 배어다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4-2.고려시대에 나무를 베어서 판각장소까지 이동하는 것도 힘들었을텐데나무이동은 어떻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까?
밴 통나무를 목판 새김장소까지 목도를 하여 메고 내려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현장에서 톱으로 켜서 판자를 만들어, 그 판자만 메고 내려온 것으로 짐작한다.
5.경판 제작과정에서 나무판을 소금물에 삶기도 했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무판자를 소금물에 담가두거나 삶은 이유는 말리는 과정에 휘고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두꺼운 나무판자는 표면이 너무 빨리 마르면서 잘 갈라지므로 소금물 처리하여 속 부분과 함께 좀 천천히 마르 도록하는 조치이다.
6.또 완성된 경판에는 옻칠을 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어떤 효과를 주는 겁니까?
지금의 팔만대장경판 목판의 일부는 옻칠이 되어 있다. 옻은 나무를 오랫동안 보호해 주는 천연보존제로서 조상들이 널리 쓰여 왔다. 그러나 건조가 잘된 나무는 꼭 옻칠이 되지 않아도 오랫동안 보존에 큰 문제는 없다.
7.고려시대하면, 인쇄술이 발달한 것으로 유명한데 대장경판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인 만큼 종이를 만드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을 것 같습니다. 당시 종이는 어떤 나무로 만들어졌고 제작 과정에 좀 특별한 점이 있었나요?
종이는 만드는 최고의 재료는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다. 고려의 종이는 견지(繭紙)라하여 닥나무 섬유를 두드리고 다듬어서 만들었는데, 그 품질이 누에고치로 만든 것 같다하여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최고 품질의 종이를 갖고 있었다.
8.팔만대장경의 판각이 이뤄진 장소에 대한 의문점도 아직 완벽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나무 재질로 판단해 볼 때 판각은 어디에서 새겨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팔만대장경 목판을 만든 나무는 산벚나무나 돌배나무 이외에 해인사 가야산 중복이상에 자라는 거제수나무나 남해안에 주로 자라는 후박나무등이 일부 들어있다. 또 지금의 경판은 상태가 너무 완벽하고 깨끗하여 먼 거리를 옮겨왔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지금까지 강화도에서 새겨서 해인사로 옮겨왔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나무의 재질로 보아서는 해인사를 포함한 남부지방에 새겼을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연구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9.임진왜란, 일제시대, 6.25전쟁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의 역사속에서 팔만대장경판이 보존될 수 있었다는게 신기할 정도인데요. 다행스럽게도 이런 역사적인 위기를 넘기고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해인사 스님들이 정성스럽게 보살피고 위기 때는 목숨을 걸고 지켜온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또 목판은 어떻게 해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을 지를 알고 과학적인 건물설계과 보관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10.지금 현재 팔만대장경판의 상태는 양호합니까? 오랜 시간동안 그 가치를 보존하기위해 앞으로 더욱 신경 쓸 부분들에 대해 짚어주시죠.
760년을 지내온 목판으로 믿기 않을 만큼 지금의 상태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의 살아가는 우리가 당장 할 일은 목판의 영구보존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이다. 관련연구를 하는 학자도 극소수이며 전문 연구기관도 없다. 앞으로 대장경 목판만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1.박 교수님께서는 나무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이시니, 최근 보수가 완료된 광화문 현판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습니다. 먼저 당초 광화문 현판에 균열이 생긴 이유는 무엇이라고 봐야할까요?
성급하게 만드느라 건조가 덜된 나무를 사용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또 현판나무의 재질도 최고품질은 아니었다.
12. 새로운 현판 제작에 쓸 재목을 찾는 일에도 교수님께서 직접 참여하셨죠? 이번에 결정된 재목은 어떤 나무입니까?
현판은 가로 4m, 세로 1.3m, 두께 5.5cm나 된다. 물론 9조각을 이어서 만들었지만 통나무 지름이 70~80cm, 둘레 한 아름 반은 되어야 한다. 이런 좋은 소나무를 찾기가 어렵지만 신응수 대목장이 갖고 있는 금강소나무가 있었다. 나이테가 촘촘하고 고르며 재질이 좋아 새로 제작하는 현판 나무로서는 최고의 품질이라고 생각한다.
12-1.혹시 모를 현판의 균열우려를 없애기 위해, 앞으로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관리문제보다는 완벽한 제작이 우선이다. 현판의 균열은 대부분 불충분한 나무건조와 관련이 있다. 지금 현판의 균열원인을 알아내었으니 충분히 건조하고, 경판 제작위원회의 여러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완벽한 현판이 만들어 지도록 노력 하겠다.
(인터뷰 마무리)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이신 박상진 교수였습니다.
오늘 오전 10시 10분에는 어제에 이어 <KBS 1라디오 부처님오신날 특별기획 “고려대장경” 2부>가 방송되니, 많은 청취바라겠습니다.
(제목/시간 추후 변동되는지 확인 요망)